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한국 원화를 비롯한 아시아 통화가 최근 최고 수익률을 보이고 있지만 지금이야말로 매도에 적절한 시기라는 분석이 나왔다. 시장 영향에 따라 아시아 통화 강세가 제한을 받을 것이라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의 보고서에 이어 나온 얘기라 주목된다.
블룸버그통신이 3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카마크샤 트리베디 골드만삭스 전략가는 "중국과 일본이 내놓은 추가 통화 완화 정책으로 인해 아시아 통화가치가 다시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며 "위안화와 엔화는 지난 2008년 이후 최저 수준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골드만삭스가 내놓은 분석에 따르면, 향후 12개월 안에 달러당 엔화는 14% 떨어진 130엔선으로 급락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된다면 지난 2002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위안화는 달러화 대비 7%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원화는 11% 하락해 달러당 1300원 수준을 보일 것이라는 예상도 내놨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6월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있는데다 중국 정부가 위안화를 추가 절하한다는 우려도 남아 있어 신흥시장 통화의 강세가 누그러질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트리베디는 “6월께 변동성이 예상되는 만큼 지금이야말로 한국 원화와 태국 바트화, 대만 달러 등 신흥국 통화를 매도하기에 적절하다"고 강조했다. 트리베디는 지난해 11월, 신흥시장 통화가 2016년에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었다. 실제로 이 전망은 맞아 떨어졌다.
최근 한국 원화는 3월 한 달간 8.2% 올라 아시아 통화 가운데 가장 큰 오름폭을 보였다. 다음으로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말레이시아 링깃(7.8%)은 지난 1월 유가 반등 영향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다음으로 싱가포르 달러(4.32%), 대만 달러(3.44%), 필리핀 페소(3.16%), 인도 루피(2.94%) 등의 순으로 많이 올랐다.
이번에 아시아 통화가 대폭 상승한 것은 연준이 지난해 12월 10여 년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한 뒤 계속 동결 조치를 해오는 비둘기파(점진적 금리 인상)적 행보를 보였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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