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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당 상임 공동대표가 4일 오후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
안 대표는 호남에서의 총선 목표 의석수를 기존 목표(18석)에서 전체 석권(28석)으로 상향 조정할 만큼 자신감을 얻은 모습이다. 이는 안 대표가 수도권과 전북, 전남 등을 이동하며 준비한 ‘지역별 맞춤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안 대표는 지난 3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 후 총선 목표를 묻는 질문에 “호남에서는 전체 석권이 목표”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호남 전체 의석이 28석인 점을 감안하면, 그동안 호남에서 최대 목표치로 제시한 18석을 훌쩍 뛰어 넘는 수치다.
불과 약 10일 전까지만 하더라도 이태규 국민의당 전략홍보부장이 브리핑에서 “호남지역은 16~18석까지 노리고 있다”고 말한 것에 비하면 격세지감이다. 호남에서 국민의당에 대해 우호적인 여론이 형성된 점을 고려해 당시 나름 높은 목표치를 제시했다는 게 중론이다. 그러나 안 대표의 지난 주말 호남 선거운동 지원 유세 후 기류가 확연히 달라졌다.
이는 호남 민심 기저에 흐르던 반(反)문재인·김종인 정서와 안 대표가 준비한 ‘지역별 맞춤 전략’이 만나 시너지 효과를 발휘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안 대표의 연설을 분석해보면, 호남 유세 현장에서 펼친 주장들이 비판대상과 창당논리 등 측면에서 수도권 유세와 미묘한 차이를 보였다.
수도권에서는 기존 정치의 염증을 느낀 유권자들의 표심을 의식해 기존 정당을 모두 비판했다. 그러나 호남에서는 상대적으로 더민주에 비해 새누리당을 향해 더 많은 비난을 가했다. 호남 유권자들이 현 상황에서는 더민주에 대한 반감이 팽배하지만, 대권을 앞두고 결국 야권이 뭉쳐야 한다는 데 찬성하는 미묘한 심리를 고려했다는 분석이다.
안 대표는 수도권에서는 줄곧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을 싸잡아 비판해왔다. 지난 29일 관훈토론회에서 안 대표는 “1번과 2번은 기회가 많았다”며 “(우리 정치는)거대 기득권 양당정치, 쉬운 정치를 하고 있다”며 양당을 모두 겨냥했다. 이어 “이대로 멈춰서는 미래가 없다”며 국민의당에 대한 지지를 호소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2일 전북 김제전통시장 유세에서 안 대표는 “국민의당은 새누리당을 지지했다가 이제는 합리적이고 개혁적인 이탈자들을 담는 그릇이 될 수 있다”며 “새누리당 지지율을 30% 이하로 추락시키고 반드시 정권 교체가 가능한 정당을 건설하겠다는 약속을 드리겠다”고 말했다.
또 이날 전남 목포를 방문한 자리에서는 “40%가 공고한 새누리당 콘크리트 지지층인 줄 알았는데 35% 거쳐 30% 초반으로 내려왔다”며 “국민의당은 새누리당 지지율을 30% 아래로 떨어뜨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주말 내내 안 대표는 호남 유권자들의 바람을 담아 수도권 유세에서는 좀처럼 들을 수 없는 새누리당을 향한 강도 높은 비난을 이어갔다.
한편, 안 대표는 4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더민주로 단일화가 이루어지면 효과가 크지 않다”며 “단일화가 된다고 할 때 확장성이 훨씬 큰 국민의당 후보의 승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총선 목표에 대해 “최저 20석, 최대 40석을 목표로 열심히 뛰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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