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온유 기자 = 세계보건기구(WHO)가 국내 바이오기업이 만든 지카바이러스 진단키트에 긴급사용을 요청했다.
WHO는 메르스나 지카 바이러스 확산과 같은 긴급 상황 발생 시 진단 제품이 각국에 빠르게 전달될 수 있도록 '긴급사용을 위한 평가 및 등재'(EUAL)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박한오 바이오니아 대표는 4일 "지난달 말 전 세계에서 4번째이자 국내에선 유일하게 지카바이러스 진단키트의 긴급 사용 신청을 마쳤다"며 "WHO에서 원하는 기준을 전부 만족고 심사가 접수순인만큼 빠른 승인을 기대 중"이라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바이오니아는 작년 말부터 지카·뎅기·치쿤구니아 바이러스를 동시에 검사 가능한 다중분자진단키트 '액큐파워ZIKV'의 개발에 착수했다. 회사는 미국 균주은행(ATCC·American Type Culture Collection)으로부터 지카바이러스를 공급받아 파나마·콜롬비아 등에서 임상을 실시했고, 지난달 25일 현지 연구기관으로부터 결과를 통보받았다.
회사 측은 현지에서 2~3주 동안 지카 80건, 뎅기 50건 이상을 임상 실험한 결과 민감도는 평균 97.5%, 특이도는 100%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민감도는 진단 키트가 바이러스를 진단할 수 있는 진단 민감도를, 특이도는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은 정상인을 음성으로 판단하는 경우를 뜻한다.
WHO의 EUAL 접수 결과에 따르면 여러 병원체를 동시에 진단하는 다중분자진단키트는 바이오니아가 유일하다.
바이오니아는 WHO 승인과는 별개로 브라질 국영 제약사인 바히아파마(BAHIAFARMA)에 제조업자 개발생산(ODM) 방식으로 진단키트를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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