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현대맨’ 김원갑 부회장 “네 번째 현대 복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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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4-05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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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갑 현대종합상사·현대씨엔에프 경영 총괄 부회장[사진=현대종합상사 제공]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영원한 현대맨’으로 불리는 김원갑 전 현대하이스코(현 현대제철) 부회장이 네 번째 현대가 기업 경영일선에 복귀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현대중공업과 계열분리를 마친 현대종합상사와 현대씨엔에프 경영 총괄 부회장에 김 전 부회장을 선임했다.

현대가에서 일한 전문 경영인들 가운데에는 일선에서 물러났다가 복귀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들 가운데에서도 세 번 물러났다가 네 번째 경영일선에 복귀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특히, 김 부회장은 과거 현대그룹으로부터 시작해 계열 분리된 현대자동차그룹에 이어 현대종합상사에서 일하며, 구 현대그룹과 계열 분리된 범 현대가를 이어주는 징검다리 역할을 했다.

1952년생인 김 부회장은 부산고등학교와 성균관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으며, 홍익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1978년 현대건설 경리부에 입사해 지난 36년간 구 현대그룹과 현대차그룹에서 근무했다. 하지만 그의 현대 생활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구 현대그룹의 핵심조직인 종합기획실에서 근무하며 정주영 명예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를 보필했던 김 부회장은 현대그룹이 오너 형제가 이어받은 업종별 소그룹으로 분리 됐을 때 현대차로 이동해 재경사업부 전무로 재직했던 그는, 2001년 7월 역시 종합기획실 출신이었던 이계안 당시 현대차 사장(현 정치인)이 자리에서 물러나자 함께 사직서를 제출했다. 소위 말하는 정몽구 회장의 ‘가신그룹’이 아니었기에, 그를 따르는 인사들과 마찰을 빚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정몽구 회장은 김 부회장의 사표를 반려하고 기아중공업(현 현대위아) 부사장에 앉혔다. 평소 그를 살펴보며 업무 실적을 검증해왔던 정몽구 회장이 더 일해보라고 배려한 것이었다.

1년도 안 돼 현대하이스코 부사장으로 이동한 김 부회장은 2003년에는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당시 현대차그룹은 창업주 시절부터 숙원이었던 고로 일관제철소 사업 참여를 위해 한보철강 인수전 참여라는 중대한 결정을 내린 시점이었다. 한보철강 인수는 국내에서 고로 제철 사업을 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기 때문에 현대차그룹은 최고의 인재를 인수팀에 불러들였다. 현대차그룹은 김 부회장의 현대하이스코를 주축으로 INI스틸(현 현대제철)과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결과는 현대차그룹의 승리였다. 한보철강 인수 최종 계약식에서 계약서에 서명한 주인공은 바로 김 부회장이었다. 32년의 숙원 사업이었던 현대의 용광로 제철사업 진출은 김 부회장의 손에서 시작됐다. 고로 일관제철소 건설은 NI스틸이 맡았고, 김 부회장은 현대하이스코에서 냉연공장 건설에 모든 힘을 쏟았다.

2011년 1월 상근고문으로 물러나면서 김 부회장은 두 번째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하지만 불과 3개월 만에 그는 부회장으로 복귀했다. 충남 당진에 건설중인 신 냉연공장의 성공적인 완수를 위해 김 부회장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정몽구 회장의 판단에 따른 것이다.

2013년 현대하이스코는 당진 냉연공장을 준공했다. 김 부회장을 비롯한 현대하이스코 전 임직원들의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 하지만 고로 건설을 시작하면서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 합병은 예정돼 있었다. 이에 정몽구 회장은 1차로 현대하이스코의 냉연사업 부문을 현대제철로 이관했고, 2015년 새해 김 부회장은 회사 고문으로 위촉되며 자리에서 물러났다.

당시 업계에서는 현대하이스코를 떠났지만 김 부회장이 완전히 퇴진했다고 보진 않았다. 지난 과정에서 살펴본 바대로 정몽구 회장이 필요로 한다면 언제라도 현역에 복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아니지만 김 부회장은 예상대로 경영일선에 복귀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일원이었던 현대종합상사는 정주영 명예회장의 다섯째 동생인 고 정신영씨의 외아들인 정몽혁 회장이 맡으며 홀로서기를 시작했다.

재무·회계통에 한보철강 인수, 현대하이스코 성장을 통해 보여준 경영능력에 더해 창업주 및 형제들에 이어 그들의 아들인 2세 경영인들의 폭넓은 교류 등을 통해 오너 일가와 가장 소통이 통하는 인물이라는 점이 그를 불러들인 배경으로 보인다.
현대종합상사는 “김 부회장이 경륜을 바탕으로 수익성 중심의 내실 경영을 구축하고 신성장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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