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지난해 경기둔화와 내수위축, 이에 따라 디플레이션 경고음이 감지됐던 중국이 달라졌다. 지난달 들어 물가가 급격히 상승곡선을 타면서 이제는 오히려 인플레이션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중국증권보(中國證券報)는 지난달 2%대로 올라선 중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폭이 3월에 2.5%까지 확대된다는 데 시장 중론이 모이고 있다고 4일 보도했다. 중국 춘제(음력설) 등 효과로 소비가 급증하면서 지난 2월 CPI 상승폭은 2.3%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중국 물가 상승률이 1%대를 지속했던 것과 비교해 엄청난 변화다.
3월 물가 상승의 배경에는 돼지고기 가격 폭등이 있다. 중국 농업부가 공개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셋째주까지 중국 전국 평균 돼지고기 소매 판매가격이 1kg당 28.6위안으로 전년 동기대비 무려 35.2% 뛰었다. 생고기 판매가격은 1kg 당 18.82위안으로 동기대비 54.8%, 새끼 돼지고기 가격은 1kg당 40.68위안으로 무려 101.3% 폭등했다.
돼지고기 가격의 폭등은 공급 물량 급감이 원인이다. 지난 2014년 하반기 이후 돼지고기 가격이 폭락하면서 '경영난'을 겪은 축산농장이 문을 닫거나 사육량을 줄이면서 공급량이 크게 줄어든 것이다. 올해 2월 중국 전역 농장의 사육 돼지 수는 3억6671만 마리로 2013년 최고치 대비 21.7% 급감했다. 지난해 동기와 비교해도 5.9% 감소한 수치다.
돼지고기 가격의 상승세가 최소한 2분기 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올해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인 3%를 넘어설 수 있다며 '인플레이션'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기 시작했다. 해통증권의 애널리스트는 "돼지고기 가격이 급등해 지난해 중국 CPI 상승률 1% 시대에서 올해는 훌쩍 3% 시대로 진입할 수 있다"면서 "하반기에는 3% 이상의 물가 상승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3월 중국 CPI,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은 오는 11일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다.
하지만 중국 정부 당국은 인플레이션이 올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판단하는 분위기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는 5일 중국증권보(中國證券報) 기고문을 통해 "CPI 상승폭이 급격이 늘어나거나 줄어들 가능성은 거의 없다"면서 "안정적인 물가 수준을 충분히 유지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 외에 발개위는 최근 과도하게 활기를 띠기 시작한 중국 주택시장에 대한 관점도 내놨다. 발개위는 "도시별로 재고물량, 수요, 부양책 정도 등의 차이가 있어 시장의 양극화가 뚜렷해지고 전반적으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중국 1, 2선 대도시 주택시장은 최근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부동산컨설팅업체 야하오(亞豪)에 따르면 3월 중국 수도이자 1선도시 베이징의 신규주택 거래량이 9189채에 육박했다. 이는 전월대비 206%, 전년 동기대비로도 무려 163% 늘어난 것이다. 평균 매매가도 ㎡당 3만1967위안으로 전년 대비 16% 올랐다. 2선도시 항저우의 3월 신규주택 거래량은 전월 대비 322.1%, 톈진은 260.7%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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