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첫안타' 훨훨 난 박병호, 벤치서 지켜본 김현수…희비 엇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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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4-05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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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호-김현수 사진=미네소타-리코스포츠 제공 ]

아주경제 전성민 기자 =한국인 메이저리거 박병호(29·미네소타 트윈스)와 김현수(28·볼티모어 오리올스)가 같은 구장에서 나란히 개막전을 치렀지만 희비는 극명하게 엇갈렸다.

박병호는 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캠든야즈에서 열린 볼티모어와의 2016 메이저리그 개막전에 6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해 3타수 1안타 1득점 몸에 맞는 공 1개 1삼진으로 활약했다. 반면 김현수는 메이저리그 데뷔의 꿈을 다음으로 미룬 채 벤치를 지켜야 했다.

비록 팀은 2-3으로 졌지만 박병호는 활발했다. 메이저리그 첫 안타는 두 번째 타석만에 나왔다. 5회 1사 주자 없는 박병호는 1볼 1스트라이크에서 타일러 윌슨의 143㎞짜리 포심 패스트볼을 때려 깨끗한 중전안타로 연결했다.

박병호의 출루 행진은 계속됐다. 0-2로 뒤진 7회 1사 2루 상황에서 박병호는 우완 마이클 기븐스가 초구로 던진 130㎞짜리 슬라이더에 다리를 맞아 출루했다. 이어 에두아르도 에스코바의 우익수 키를 넘기는 1타점 2루타가 나올 때 3루까지 향했다.

박병호는 타석에서 뿐 만 아니라 누상에서도 빛났다. 커트 스즈키가 친 파울 플라이를 볼티보어 좌익수 조이 리카르드가 잡자 재빠르게 태그업에 성공했다. 메이저리그 첫 득점.

기록도 좋았지만 그보다 더 좋았던 것은 경기 내용이다. 박병호는 리그 정상급 투수들을 상대로 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특히나 마지막 타석이 인상적이었다. 9회에 선두 타자로 나선 박병호는 2015 시즌 36세이브 평균자책점 1.92를 마크했던 좌완 잭 브리튼을 상대로 7구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다. 리그 최고 수준의 싱킹 패스트볼을 갖고 있는 투수를 상대로 경쟁력을 보여줬다.

반면 김현수는 경쟁자의 활약을 벤치에서 지켜봐야만 했다. 김현수와 좌익수 자리를 놓고 경쟁을 펼치는 조이 리카르드는 9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2루타 1개를 포함해 4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4안타를 집중시킨 마크 트럼보에 이어 팀 내에서 두 번째로 많은 안타를 때려냈다.

김현수는 개막을 앞두고 상대가 아닌 볼티모어와 팽팽한 줄다리기를 해야 했다. 시즌 개막을 앞둔 시범경기에서 타율 0.178(45타수 8안타)에 그쳤고, 결국 볼티모어는 김현수를 개막 25인 로스터에 포함시키지 않겠다고 압박했다. 김현수가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행사해 개막전에 나섰지만, 경기에는 뛰지는 못했다.

박병호가 메이저리그 첫 안타를 쳐내며 부담감을 덜은 반면, 김현수는 경쟁자의 활약에 더 큰 부담감을 떠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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