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시내면세점 활성화에 집중하는 사이, 공항면세점은 주인조차 찾지 못하는 상황이 연출되는 등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정부에서 지나치게 시내면세점에 치중해 공항면세점에는 관심이 소홀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릿값만 수백억원대…공항면세점 ‘낙동강 오리알’
업계 관계자는 5일 “공항면세점이 외국인 관광객의 관문 역할을 했지만, 정부가 시내면세점 활성화를 내걸자 업계 시선이 이곳으로 쏠리고 있다”며 “공항면세점도 활성화 방안을 찾지 않으면 잡은 토끼마저 놓칠 수도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롯데, 신라가 운영 중인 면세점 구역은 다음 달 12일 특허가 만료된다. 공항공사는 각각 연간 최소 임대료 295억원, 233억원의 조건으로 입찰을 진행했다.
앞서 지난달 30일 마감된 김해공항 면세점 사업자 선정(연간 최소 임대료 427억원) 입찰도 유찰됐다.
업계에서는 비싼 돈을 들여 공항면세점에 입점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면세점 활성화를 위해 특허기간 연장 등을 추진하는데 굳이 위험을 감수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실제 롯데와 신세계 등 공항면세점 운영업체들은 비싼 임차료로 수년간 적자영업을 해 왔다. 롯데의 경우 김포공항 임차료로 연간 400억원 가량을 공사측에 지불하다보니, 지난해에야 흑자로 돌아섰다.
◆시내면세점 유치만 급급한 정부…뾰족한 대책 없다
이런 상황에도 정부는 시내면세점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시내면세점 매출이 전체 면세점 매출에서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공항면세점보다, 외국인 관광객이 선호하는 시내면세점 활성화가 시급하다”며 "공항면세점 활용방안은 차후 논의될 문제"라고 잘라 말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자릿값만 수백억원에 달하는 공항면세점 입찰에 나설 업체는 없을 것"이라며 "정부가 현실을 직시해 임차료를 내리고, 외국처럼 출국장 면세점을 동시에 허가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국내 면세점은 현재 시내 면세점 21개, 출국장 면세점 22개, 지정 면세점 5개, 외교관 면세점 1개로 총 49개가 운영 중이다. 총매출 가운데 시내 면세점은 67.2%, 출국장 면세점은 26.9%를 차지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