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경가법은 '형법의 사기죄를 범한 사람은 범죄행위로 인해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취득하게 한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의 가액(이득액)이 5억원 이상일 때는 가중처벌한다'고 규정했다.
이득액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이면 3년 이상 유기징역에 처하도록 해 법정형이 10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인 형법상 사기죄보다 형량이 세다.
헌재는 '이득액' 개념이 불명확하다는 주장에 대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재산상 이익의 시장가치인 객관적 교환가치를 의미한다고 보는 게 통상적 해석이다. 통상의 법감정을 가진 일반인이라면 무엇이 금지된 행위인지 충분히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헌재는 "사기죄에 있어서 그 대가가 일부 지급된 경우에도 편취액은 피해자로부터 교부된 금원에서 그 대가를 공제한 차액이 아니라 교부받은 금원 전부"라는 대법원 판례도 근거로 제시했다.
이정미 재판관은 "경제영역의 법 위반에 대한 판단은 다양한 요소로 이뤄지는데도 오로지 이득액만 기준으로 처벌을 달리하고 있다. 법정형이 생명이나 신체를 침해하는 범죄와 비슷해 형벌체계의 불균형을 초래한다"며 반대 의견을 냈다.
의료기기업체 대표 A씨는 7억5000만원대 사기 혐의로 2013년 기소돼 1·2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그는 대법원에 상고한 뒤 "이득액의 기준이 불명확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에 반한다"며 헌법소원을 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