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니얼 러셀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이날 "북한이 핵 활동을 동결하고, 과거 핵 활동을 명확히 신고한 뒤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 복귀를 허용해야만 6자회담이 재개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북한이 지난 3일 국방위 대변인 담화를 통해 "제재보다 협상 마련이 근본 해결책"이라고 주장한 데 이어, 이날 또 유엔 주재 북한 외교관이 평화협정 체결의 비핵화보다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드러낸 것과 궤를 같이한다.
북한의 이같은 '이중 플레이'는 영변 핵단지에서도 감지됐다.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38노스'는 이날 북한이 평안북도 영변 핵단지의 사용후핵연료 재처리시설에서 최근 볼 수 없었던 의심스러운 활동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지프 버뮤데스 연구원과 윌리엄 머그포드 연구원은 4일(현지시간) 38노스 기고문을 통해 재처리시설의 부속 발전소에서 "최근 5주동안 2∼3번 연기 배출이 나타났다"며 "지금까지 이 시설에서 연기가 나오는 일은 드물었고 특히 지난 겨울 이후에는 처음"이었던 점을 들어 이 일이 "흔히 볼 수 없는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연구원들은 지난달 12일과 지난 2월 21일 촬영된 상업용 위성사진을 과거 사진들과 비교 분석한 결과 이런 변화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연구원들은 "이 활동이 사용후 핵연료의 추가 재처리인지는 불분명하다"면서도, 북한이 "수 주 또는 수 개월 안에" 플루토늄을 추출할 수 있도록 원자로를 가동한 것으로 보인다는 제임스 클래퍼 미 국가정보국(DNI) 국장의 지난 2월 청문회 증언을 언급하며 재처리시설에서의 활동이 추가 재처리 시도와 연관됐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당 대회을 앞두고 70일 전투에 돌입하면서 내부결속을 다지기 위해 평양 주민들이 주말과 휴일에도 총동원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CBS는 이날 소식통의 말을 빌어 "북한이 지난 달 23일부터 70일 전투에 들어가 모든 관공서와 기업소, 공장 근로자들은 물론 평양시내 주민들도 주말과 휴일에도 총동원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70일 전투 이전에는 대부분 오후 6시에 퇴근했지만, 최근에는 거의 매일 밤 8시가 넘도록 야근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모든 주민들이 동원되자 평양시내 지하철역 주변으로 형성되던 골목시장들도 대부분 폐쇄된 상태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또 북한의 공안기관인 국가안전보위부가 북·중 국경지역 통제 강화의 일환으로 북한 주민의 월경 단속을 강화하고, 남한과 통화하는 북한 주민을 체포하는 특수작전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소식통은 "김일성 동상과 공공장소, 역전, 장마당 등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 배치되는 (보위부) 요원을 더욱 늘렸다"며 "시도 때도 없이 나타나 주민을 단속하고 있다. 가장 위험한 대상이 탈북민 가족"이라고 말했다.
남한과 통화하는 북한 주민을 색출하기 위한 감청기계도 외국에서 반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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