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치 커진 증권사 해외법인 내실은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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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4-06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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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혜림 기자 = 국내 5대 증권사가 거느린 해외법인 자산 크기가 1년 만에 20% 가까이 불어났으나, 수익성은 되레 뒷걸음질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아주경제가 NH투자증권 및 대우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이 내놓은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5개사에 속한 해외법인의 자산총계는 2015년 말 2조76억원으로 전년 1조6772억원 대비 19.7% 증가했다.

이에 비해 같은 기간 매출 격인 영업수익은 2321억원으로 1년 전 2963억원보다 21.7% 줄었다. 순이익도 238억원에서 186억원으로 22.0% 감소했다.

증권사별로 보면 NH투자증권에 속한 7개 해외 종속기업 자산총계가 1년 사이 2959억원에서 4020억원으로 36% 늘었다. 반면 순손익은 2014년 76억원 순이익에서 이듬해 19억원 순손실로 적자 전환했다. 영업수익도 537억원에서 436억원으로 19% 줄었다.

홍콩법인과 인도네시아법인의 부진이 악영향을 끼쳤다. 홍콩법인의 순이익은 2014년 2억800만원에서 이듬해 4300만원으로 79.3% 줄었다. 인도네시아법인도 10억2700만원에서 2억2100만원으로 78.5% 감소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최근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자본시장의 중요성이 증대되면서 지난해 인도네시아 현지에 브로커리지 전산시스템을 확충했다"며 "일회성비용이 늘어나 순이익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증권도 지난해 홍콩·베트남·브라질·미국·중국 등 5개 해외법인의 총 자산이 4120억원으로 전년 대비 9% 늘었다.

이에 비해 영업수익과 순이익은 각각 283억원, 42억원으로 7%와 26%씩 줄었다. 특히 브라질법인은 1년 만에 순이익이 23억3700만원에서 6억5800만원으로 71.8% 감소했다.

대우증권은 지난해 영국·미국·홍콩·중국·싱가포르·몽골·인도네시아 등에 위치한 9개 해외법인의 총 자산이 9158억원으로 전년 대비 19%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수익은 홍콩법인의 부진으로 1년 전보다 32% 줄었다. 순이익은 중국과 싱가포르법인이 흑자전환에 성공하면서 18% 늘었다.

삼성증권도 미국·영국·홍콩 등 3개 해외법인의 자산규모가 2014년 994억원에서 이듬해 1071억원으로 8% 증가했다. 다만 홍콩법인이 지난해 적자전환하면서 순이익은 9억5500만원에서 7억6250만원으로 20% 가량 줄었다.

한국투자증권은 5개사 가운데 유일하게 해외법인의 수익성이 1년 전에 비해 크게 개선됐다.

이 회사에 속한 홍콩·영국·미국·싱가포르·베트남·중국 등 6개 해외법인의 총 자산은 1년 만에 978억원에서 1307억원으로 34% 늘었다. 영업수익과 순이익도 각각 60%, 407% 급증했다.

한국투자증권 베트남법인을 보면 순이익이 2억6000만원에서 38억원으로 1년 만에 배 15배 가까이 증가했다. 싱가포르법인도 순이익이 1억원에서 5억원으로 5배 가량 늘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베트남법인의 경우 철저한 현지화 전략으로 리테일·법인영업이 활성화되면서 수익성이 좋아졌다"며 "한국 본사의 선진화된 관리기법이 정착돼 안정화 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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