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중국 증시는 단연 화두다. 중국 정보통신(IT) 산업의 빠른 성장과 함께 유명 IT 기업도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린다. 중국 IT업계의 3인방 BAT(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는 모르는 사람이 이제 없을 정도다. 세계의 시선이 집중된 중국 증시와 중국 대표 IT기업 알리바바, 그 화제의 중심에 항생전자가 있다.
지난 1995년 2월에 창립된 항생전자는 지난 2003년 중국 하이테크 기업 중 사상 최초로 상하이증권거래소 상장에 성공했다. 중국 당국이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횃불계획(신산업 및 신기술육성계획, 1988년 8월부터 실시)을 이끄는 핵심 소프트웨어(SW)기업으로 특히 금융관련 거래플랫폼 시장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보이고 있다.
증권·은행·펀드·선물·신탁·보험·사모펀드 등 금융기관이 다루는 모든 상품·서비스와 관련된 솔루션과 플랫폼,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제공한다. 전체 매출에서 증권과 은행업 분야 매출이 83%에 달한다. 현재 직원 수가 6000명을 웃돌며 이중 연구·개발(R&D) 인력이 무려 80%다. 증권 소프트웨어 시장 점유율이 60%를 웃도는 업계 강자로 최근 주목받는 '핀테크(금융+기술)'의 중국 내 선두주자라는 평가다.
지난 2014년 알리바바 마윈 회장이 9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투자회사 저장융신(浙江融信)이 현금으로 항생전자 지분 100%를 인수했다. 마윈 알리바바 회장이 항생전자의 실질적 주인이 되면서 투자자와 업계의 시선이 항생전자로 쏠렸다.
항생전자의 유명세는 지난해 중순 증시 폭락과 함께 더욱 커졌다. 좋지 않은 소식이었다. 당시 증권 당국이 증시 폭락이 검증되지 않은 장외 신용거래 급증에 따른 것으로 판단하고 그 원흉으로 장외신용거래 플랫폼인 HOMS를 지목한 것이다. HOMS는 항생전자의 대표 상품이다. 결국 당국은 거액의 벌금을 항생전자에 부과했고 HOMS 서비스도 중단됐다.
최근에는 알리바바 산하 금융계열사로 알리페이 등을 책임지고 있는 마이금융이 항생전자를 통한 우회상장을 할 것이라는 추측 보도가 나오면서 다시 언론과 투자자의 주목을 받았다. 마이금융이 중국 A주 상장계획을 거듭 천명한 것이 기폭제가 됐다. 마이금융은 즉각 우회상장 계획은 없다는 입장을 밝혀 논란을 잠재웠다.
HOMS 거래 중단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항생전자는 지난해 전년 대비 56.52%가 급증한 22억2600만 위안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순익도 전년 대비 25.86% 증가한 4억5400만 위안으로 집계됐다. 증감회가 지난해 부당이익 1억3280만 위안 회수와 벌금 3억9800만 위안을 부과해 기업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실적이 양호하고 향후 성장성이 밝아 큰 타격은 없을 전망이다.
항생전자는 미래 성장동력이 될 신흥산업, 핀테크 분야 대표 기업으로 그 자체로 잠재력이 크다. 지금까지 쌓아온 시장입지와 기술력 등을 다양한 분야로 확대해 시장을 넓힐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알리바바라는 ‘공룡급’ 지원군도 든든하다. 이에 중국 상당수 증권사도 항생전자 주식 '매입'을 권하고 있다. 지난달 해통증권과 안신증권, 화태증권 등이 항생전자에 ‘매입' 등급을 매겼다. 지난 1월 골드만삭스-가오화(高盛高華) 증권은 '중립'을 지난해 11월 중은국제증권은 ‘보유량 확대' 평가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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