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부, 선･화주 및 하역업계와 항만하역 표준계약서 채택 합의

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해양수산부는 선주·화주·항만하역 업계가 1년에 걸친 협의 끝에 항만하역 표준계약서를 채택하기로 합의했다고 6일 밝혔다.

합의에 따라 항만에서 화물을 싣고 내리는 하역 거래가 표준계약서 도입으로 투명화될 전망이다.

해수부는 매년 화물의 무게와 질량, 품목, 포장상태 등에 따라 하역요금을 인가한다.

하지만 그동안 하역거래가 운송·보관업무 등과 묶여 일괄계약 방식으로 이뤄져 정확한 하역요금 산정이 어려웠다.

또 선주와 화주들은 하역거부 등 불안정한 서비스에 어려움을 호소했다.

해수부는 이러한 문제를 없애고자 항만하역 표준계약서를 내놓았다.

계약서 내용을 보면 먼저 하역대금은 원칙적으로 30일 내에 현금으로 지급해야 하고 수탁자가 동의하면 어음으로 지급할 수 있지만 만기일은 60일을 넘지 못한다.

만약 대금지급이 늦어지면 공정거래위원회가 고시한 지연이자를 지급해야 한다.

하역업체는 정당한 사유 없이 하역을 중단할 수 없고 선박의 정박기간 내 하역작업을 완료해 선박 운항 및 화물운송에 지장이 없도록 해야 한다.

하역작업이 지연되면 지체상금을 부과할 수 있으나 상한액은 계약금액의 10%를 초과하지 못한다.

양 당사자는 계약의 체결·지속·갱신을 목적으로 금전, 물품, 용역 그 밖에 경제적 이익을 제공해서는 안 된다.

해수부는 표준계약서 도입으로 하역요금을 분리해서 징수함에 따라 실제 하역요금 수준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부적정한 하역 요율에 대해서는 요금체계를 개편하기로 했다.

표준계약서 채택을 위해 7일 정오 서울 마리나 컨벤션홀에서 열리는 협약식에는 김영석 해수부장관과 한국선주협회 회장, 기아자동차·포스코·한국중부발전·LG화학 대표, 한국항만물류협회 회장이 참석한다.

개인간 거래에 해수부가 표준계약서 사용을 강제할 수는 없다.

해수부는 선주와 하역업계는 대표단체가 협약에 참여했기에 화주 업체들의 참여를 독려하기로 했다.

김영석 장관은 "어려운 경제 여건에도 선주·화주와 하역업계가 협력해 건강한 산업생태계 조성에 나섰다"며 "국내 굴지의 선주·화주들이 선도적으로 표준계약서를 사용해 전국 항만 현장으로 확산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