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기준금리 결정에 고용안정 반영 검토 잇딴 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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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4-0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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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 한국은행이 통화정책에 고용안정을 반영하려는 움직임을 잇따라 보이고 있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경제 정책의 가장 중요한 지향점으로 고용안정을 꼽은데 이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변동이 고용률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보고서를 내놓았다.

정성엽 한국은행 거시경제연구실 전문연구원은 6일 '정책금리 변동이 성별·세대별 고용률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남성 청년층의 고용률만 낮추고 중장년층에 미치는 영향은 작다고 분석했다.

그는 "국내 기준금리의 인상 충격에 남성 청년층의 고용률이 뚜렷한 감소 반응을 보였지만 다른 인구 그룹에서는 그 효과가 작거나 유의성이 떨어지는 등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보고서에서 기준금리가 1%포인트 인상될 경우 고용률이 받는 충격을 실증적으로 분석한 결과, 성별·세대별로 반응이 다르게 나타났다.

세대별로는 청년층 고용률은 기준금리가 상승하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남성 청년층이 상대적으로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정 연구원은 "비정규직 비중이 높고 숙련도가 낮아 해고 비용의 부담이 적은 청년층에 대한 인력조정이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이뤄지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중장년층의 고용률은 금리 변동에 뚜렷한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정 연구원은 "중장년층의 실물자산 보유 비중이 높고 가계 부채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면서 "기준금리 인상으로 이자 부담 등이 커지면 중장년층이 노동시장에서 경제활동을 해야 할 필요성이 그만큼 확대된다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주열 총재가 경제 정책의 가장 중요한 지향점으로 고용안정을 꼽은 이후 곧바로 한은에서 이런 보고서가 나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총재는 지난달 열린 경제동향강담회에서 "많은 중앙은행이 고용안정을 명시적 또는 암묵적 정책목표로 설정할 만큼 통화정책 결정시 중요한 고려 요소로 삼는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언급은 향후 통화정책을 결정할 때 고용안정을 고려할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통화정책에서 고용안정을 우선 감안하게 될 경우 기준금리 인하 여력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불과 작년까지만 해도 국정감사에서 통화정책 목표에 '고용안정'을 추가하는 방안에 대해 "취지에는 공감하나 금리를 통해 고용을 조정하는 경로가 복잡하고 예측하기 어려워 고용이 정책목표가 됐을 때 부담스럽다"고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으나 반년 남짓 사이 다소 입장의 변화가 생긴 모습이다.

현재 한국은행법을 보면 '한은은 물가 안정을 도모함으로써 국민 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한다(1조1항)'와 '통화정책을 수행함에 있어 금융 안정에 유의해야 한다(1조2항)'고 명시돼 있다.

정치권을 비롯한 한국은행 외부에서는 통화정책을 고려할 때 미국처럼 한국은행도 고용 상황을 신경써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에 새누리당 정희수 의원은 작년 한은법 제1조 목적 조항에 물가안정과 금융안정 외에 고용안정 책무를 명시적으로 포함하는 내용의 한은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는 부정적이다. 박종규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금리 인하를 통해) 돈을 풀면 기업들이 일자리 창출에 나설 것이라고 기대하는 모습이지만 효과가 있을 것 같지는 않다"면서 "금리가 거시 경제나 실물 경제를 부양하는 효과가 크지 않기 때문에 뾰족한 고용 대책이 안 될 것이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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