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 대표 통신장비업체이자 스마트폰 제조업체 ZTE(中兴)가 최고경영자(CEO) 등 고위직 3명을 해임했다.
증권일보(證券日報)는 전날인 5일 오후(현지시간) ZTE가 스리룽(史立榮) 최고경영자(CEO), 톈웬궈(田文果), 치우웨이자오(邱未召) 부사장 등 3명을 해임했다고 발표했다고 6일 보도했다.
스 전 CEO의 빈자리는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맡았던 자오셴밍(超先明)이 차지했다. 자오 신임 CEO는 임기가 끝난 허우웨이구이(侯爲貴)를 대신해 이사회 회장으로도 선출됐다. 지난 1월만 해도 스 전 CEO이 신임 회장에 오를 예정이었다.
스 전 CEO는 1988년 ZTE에 합류해 27년간 ZTE와 함께해온, 엔지니어부터 CEO까지 올라선 실력자다. 1997년 부사장으로 승진해 마케팅을 담당했고 지난 2010년 3월 말 CEO가 됐다. 그리고 그 해 ZTE는 사상 처음 영업이익 100억 위안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처럼 탁월한 경영능력을 과시했던 그가 CEO에서 밀려나고 회장직도 포기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최근 논란이 됐던 미국 제재 조치 때문으로 알려졌다. ZTE 관계자는 증권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는 확실한 문책성 인사"라며 "미국 제재라는 엄청난 일에 대한 책임을 누군가에게 묻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최근 미국 상무부는 ZTE가 과거 미국의 대(對)이란 금수조치를 어기고 미국 IT기업의 제품과 부품을 수출한 혐의를 확인했다며 미국 기업이 ZTE에 제품을 수출하려면 당국에 사전 수출허가서를 제출해 승인받도록 했다. 상무부가 허가서를 승인할 가능성은 거의 없어 이는 사실상 ZTE의 미국 IT 기업 제품 수입을 금지한 것으로 ZTE와 중국 당국의 반발을 샀다.
중국 상무부가 공개적으로 강한 불만을 내비치자 지난달 말 미국 상무부는 "ZTE와 건설적이고 적극적인 대화를 했고 일부 제재를 완화할 것"이라며 수위를 낮추겠다고 밝힌 상태다. 규제 완화의 대가로 ZTE는 미국 정부에 북한 및 이란 등과의 거래 정보 제공을 약속한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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