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은 모든 요리에 대해 "재료가 쥐고 있는 '본연의 맛'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특별한 소스나 양념 없이 재료가 가진 맛을 잘 느낄 수 있다면 충분히 훌륭한 음식이라는 이야기다.
지난 6일 서울 청담동 루소 청담점에서 만난 씨케이코퍼레이션즈 연구개발실 이유희 실장 역시 "커피 한 잔에는 우리가 혀로 느낄 수 있는 모든 맛이 담겨있어야 한다"며 "루소는 커피 본연의 맛을 찾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입을 열었다.
이 실장은 "커피에는 단순히 쓴맛만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쓴맛, 신맛, 단맛, 짠맛, 감칠맛 등 다섯 가지 맛을 모두 느낄 수 있어야 좋은 커피"라고 설명했다. 나쁜 원두를 사용하면 어느 한 가지 맛이 튀어나오게 되고, 제대로 로스팅 과정을 겪지 않으면 산미 때문에 다른 맛이 살아나지 않는 것이다.
그는 최근 한국에서 커피를 마시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을 반기며, 앞으로 더욱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에는 커피 전문점뿐 아니라 편의점과 저가 브랜드 커피 공세가 펼쳐지고 있지만, 걱정하지 않은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 실장은 "커피를 마시는 접점과 노출되는 장소가 크게 늘어나면서 원두커피를 마시는 사람도 많아졌다"며 "때와 장소, 취향에 따라 선택하는 커피는 달라질 수 있지만 음용의 횟수가 늘어날수록 커피 맛에 대해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루소는 미국 스페셜티 커피협회(SCAA) 인증을 받은 스페셜티 커피와 COE 커피 등 세계적으로 1% 안에 꼽히는 최고급 품질의 원두를 사용한다. 세계 각지에서 수확한 지 1년 미만의 신선한 빈만을 엄선하고, 연간 50회 이상의 정기 커핑을 통해 선별한 최상의 원두를 선보인다.
그는 "5~6년 전부터 매주 화요일 바리스타들이 모여 4~8개가량의 원두 감별 시간을 갖는다"며 "이를 통해 선별된 원두는 루소의 기술력과 10년간 누적된 로스팅 프로파일을 통해 커피 본연의 맛과 향으로 제공하게 된다"고 말했다.
일련의 과정을 거쳐 지난해 11월부터는 원두 개발 전 과정에 참여한 바리스타의 이름을 내세운 프로젝트 싱글빈 '바리스타픽'을 선보이고 있다. 10년 이상 지속해 온 커피 연구 지식을 바탕으로 바리스타가 고객들과의 직접 소통을 통해 파악한 취향을 원두에 담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그는 커피 제품 개발에 있어 가장 중요는 "개발자의 '근거 있는' 자신감"이라고 말했다.
"제가 제품을 만들었는데 저부터 설득이 안 되면 소비자는 절대 설득되지 않아요. 정말 많은 원료 보고 로스팅하고 추출을 통해 가장 최적화된 방법을 찾아내야 하는 과정이죠. 시장조사부터 수없이 반복되는 커피 관능테스트 통해 나오는 제품이기에 후회하지 않을 맛으로 다가올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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