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취업난 여파로 해마다 혼인율이 떨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혼인율은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또 초혼연령도 갈수록 늦어져 결혼·연애·출산을 포기한 이른바 '삼포세대'의 단면이 통계로 확인됐다.
혼인 건수가 줄자 이혼율도 1997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에 반해 '황혼이혼'은 10년새 2.2배나 늘었다.
통계청이 7일 발표한 '2015년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혼인 건수는 30만2800건으로 전년보다 0.9% 감소했다. 혼인 건수는 지난 2003년 30만2500건을 기록한 이후 최저치다.
인구 1000명당 혼인건수인 조(粗)혼인율은 5.9건으로, 1970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낮았다.
조혼인율은 2011년 6.6건을 기록한 이후 2012년 6.5건, 2013년 6.4건으로 꾸준히 하락세를 보였다. 2014년에는 6.0건으로 급감하더니 끝내 5건대까지 추락했다.
이지연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혼인 주연령층인 20대 후반∼30대 초반 남녀 인구가 전년보다 20만명 정도 줄었다"며 "또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둔화되고 20∼30대 실업률이 개선되지 못한 것도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한국경제 성장률은 2.6%에 그쳐 2014년(3.3%) 대비 0.7% 포인트 떨어졌다. 청년실업률은 더 심각하다.
지난해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9.2%로, 지난 1999년 통계기준 변경 이후 가장 높았다. 특히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수년간 지속된다는 점이 문제다. 2012년 7.5%였던 청년 실업률은 2013년 8.0%, 2014년 9.0%로 올라섰다.
이에 따라 평균 초혼연령은 남자가 32.6세, 여자가 30.0세로 전년보다 각각 0.2세 올랐다.
10년전과 비교시 남성의 초혼연령은 1.7세, 여성은 2.2세 올랐다. 여성의 평균 초혼연령이 30대에 진입한 것은 통계작성 이래 처음이다.
이 과장은 초혼연령이 높아진 것에 관련 "남녀 모두 학력이 높아지고 취업까지 걸리는 기간이 늘었다는 점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연령 인구 1000명당 혼인 건수를 뜻하는 연령별 혼인율은 남성의 경우 30대 초반이 62.4건으로 가장 높고, 다음이 20대 후반(41.2건)이었다.
20대 후반에선 연령별 혼인율이 전년보다 1.5건으로 감소했으나, 30대 초반은 1.4건 증가했다.
여성은 20대 후반이 72.9건으로 가장 높고, 다음이 30대 초반(51.8건)으로 나타났다. 30대 초반 여성의 혼인율은 10년 전(26.3건)에 비해 약 2배 증가했다.
한편 지난해 이혼 건수는 10만9200건으로 전년보다 5.5% 줄었다. 조이혼율은 2.1건으로 1997년(2.0건) 이후 최저 수준으로 나타났다.
배우자가 있는 인구 1000명당 이혼 건수인 유배우 이혼율은 4.4건으로 2000년 이래 최저치였다.
이지연 통계청 과장은 "혼인 건수가 줄면 몇 년의 시차를 두고 이혼 건수도 감소한다"며 "특히 5년 미만 혼인에서 이혼이 많은데, 2011년부터 혼인 건수가 계속해서 감소한 점이 이혼율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특히 황혼 부부의 이혼이 두드러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20년 이상 부부의 이혼은 3만2600건으로 2005년(2만3900건)보다 1.4배 늘었다.
30년 이상 부부의 '황혼이혼'도 지속적으로 늘어 작년에는 1만400건을 기록했다. 10년 전 4800건보다 2.2배나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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