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총선] '막판 대혼전' 20대 총선, 미리 보는 대선 기상도

'비박 약진· 진박 고전', 더민주 텃밭 호남서 '흔들' …차기 대권주자들의 명암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왼쪽부터)와 안대희 후보, 서청원 최고위원, 원유철 원내대표가 7일 서울 마포구 공덕역 인근에서 4·13 총선 마포갑에 출마한 안 후보 지원유세를 하며 엄지손가락을 들어보이고 있다.[남궁진웅 timeid@]

아주경제 주진 기자 =4·13 총선까지 일주일도 채 남지 않았지만 전통적인 접전 지역인 수도권은 물론 여야 텃밭도 승부를 예측할 수 없는 막판 오리무중 혼전이 거듭되고 있다.

특히 이번 총선 승패는 여야 각 당뿐 아니라 대권 잠룡들의 명운도 걸려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총선은 차기 대선의 전초전 성격이 짙기 때문이다.

◆ 與 '비박 약진·진박 고전'… 박 대통령 레임덕 가속화?

새누리당은 진박의 고전, 비박ㆍ무소속 의원의 선전으로 총선 이후 차기 대권과 당권 경쟁 구도에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무소속 유승민 의원이 생환하고, 서울 종로에 출마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20대 국회를 발판으로 재기에 성공한다면 여당의 유력한 차기 대권 주자로 굳히기에 들어갔던 김무성 대표의 위상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이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확보하더라도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자 여권의 심장부인 대구경북(TK)지역에서 진박 후보들이 패배할 경우 2년 남은 박근혜정부의 레임덕이 앞당겨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친박계 일각에서 제기되는 '내각제 개헌' 구상도 차질을 빚게 된다.

현재 대구지역에서는 '비박 유승민계 공천대학살'로 일컬어지는 공천 파동과 진박 논란으로 지역 민심이 요동치면서 무소속 유승민 의원 등 비박계 무소속 후보들에게 소위 진박 후보들이 고전하고 있고, 부산사상 손수조, 서울 노원병의 이준석 후보 등 '박근혜 키즈'는 물론, 서울 마포갑 안대희 후보 등 다수의 진박 후보들도 열세다. 공천파동 역풍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대구경북 지역을 제외하고 다른 지역에서 '박근혜 마케팅'을 찾아보기 어렵다.

게다가 대구에서 야권인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홍의락 무소속 후보가 선전하면서 드디어 여권의 심장부가 뚫리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특히 김부겸 후보가 당선될 경우 야권의 차기 유력 주자로 급부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되고 있다.
 

새누리당을 탈당, 무소속으로 출마한 류성걸(대구동갑), 유승민(대구동을), 권은희(대구북갑) 의원은 사실상 대구지역 '무소속 연대' 결성, 공동행보를 이어가고 있다.[사진=권은희 의원실 제공]

◆ 새누리 '중원 점령'…'반기문 대망론' 커질 수도

총선의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충청 지역에서는 이 지역 출신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대선주자로 밀어주는 후보(당)을 지지하겠다는 분위기가 실제 판세에도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이 압승할 경우 여당의 차기 주자로 거론돼오던 반 총장이 '대망론'을 등에 업고 본격적인 행보에 나설지도 관심이다.

반 총장은 강원과 충청 지역에서 높은 지지를 받고 있고, 수도권과 호남에서도 고른 지지를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비박계가 약진하면 청와대와 친박계가 차기 대권 주자로 반 총장을 적극 밀 것이라는 얘기는 이미 회자된 바 있다.
 

[사진제공=오중기 후보 선거사무실]

◆ 더민주, 텃밭 호남서 '좌초'… 문재인 대권가도 '빨간불? 

반면 야권의 텃밭인 호남에서는 안철수 대표의 국민의 당이 약진하면서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사면초가에 몰린 형국이다. '친노 호남홀대론'으로 일컬어지는 반노·반문재인 정서가 호남에서 고착화될 경우 문재인 전 대표의 대권가도에는 '빨간불'이 켜질 수밖에 없다.

문 전 대표가 고심 끝에 이번 주말 총선 후 첫 호남행을 결정, '정면돌파'를 택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국민의당, 정의당과 야권단일화에 실패한 더민주가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는 수도권 접전 지역과 호남 지역에서 승리해 분당 전 의석수를 유지한다면 문 전 대표의 대권가도는 다시 한번 탄력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더민주가 참패할 경우 김종인 대표에게 전권을 넘기고 백의종군까지 했던 문 전 대표의 위상은 추락할 수밖에 없다. 정계은퇴 후 전남 강진 토굴에 칩거하며 복귀 명분을 노려온 손학규 전 대표의 구원 등판은 물론, 박원순 서울시장과 안희정 충남도지사 등 차차기 대권 잠룡들의 조기차출론이 고개를 들 가능성도 높다. 

안철수 대표의 경우, 만약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 당이 의미있는 의석을 확보하지 못하고 ‘호남당’에 그친다면 존재감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