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가수 황원태, 약물 오‧남용 전파 부산시장상 표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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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4-07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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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 선생, 음악치료 전도···태종대에 노래비 세워져 있어

황원태 선생이 7일 '제44회 보건의 날'을 맞아 약물 오‧남용 강의 공로를 인정받아 서병수 부산시장으로부터 표창장을 수상하고 있다. [사진=정하균 기자]


아주경제 부산 정하균 기자 = '제44회 보건의 날'을 기념해 오후 2시 부산시청 대강당에서 가진 행사에 참석한 '약사 가수' 황원태(64) 선생이 눈길을 끌었다.

이날 행사엔 보건·위생·의료 기관·단체원 등 6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념식에서 그동안 시민건강을 위해 노력해온 시민과 공무원들에게 보건복지부장관 표창 3명, 시장 표창 38명 총 42명에게 표창을 수여했다.

황 선생도 그 중 한명으로 약물 오‧남용 강의 공로를 인정받아 부산시장 표창을 수상했다.

황 선생은 부산 영도구 영선동 남항시장 사거리 모퉁이에 위치한 '행복약국'에서 시민들의 건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처방전을 쥔 사람들,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 부녀자에서부터 어린 아이들까지. 다른 약국보다 작은 공간이지만 사람들이 적잖이 붐빈다.

"약은 되도록 먹지 않는 게 좋아요. 어쩔 수 없을 때 최후 수단으로 써야 합니다."

약을 팔아야 할 약사가 손님에게 웬만하면 약은 먹지 말라고 타이르는 중이다.

"노래만큼 건강에 좋은 약은 없어요. 안전하고 부작용이 전혀 없는 보약입니다. 노래를 부르세요."

◆각종 방송 출연, 음악치료 전도…음반도 2장 낸 가수

약보다 노래를 권유하는 황 선생은 음반을 2장이나 낸 어엿한 트로트 가수이기도 하다.

기타 매고 노래하는 가수지만, 그는 좀 다르다. 노래의 치유력을 믿고 그것을 널리 설파하러 다니는 '음악치료사'이자 '웃음치료사'이기 때문이다.

'음악치료사'가 된 것에는 눈물겨운 사연이 있다.

2004년 느닷없이 뇌졸중이 찾아왔다. 3개월 만에 의식은 차츰 돌아왔지만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것이었다.

"쓰러졌을 때보다 더 괴로웠어요.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

혈압이 올라가 자칫 생명에도 위험할 수 있으니 노래는 부르지 말라는 것이 의사의 경고. 그러나 목소리가 없다면 존재의 의미가 없었다.

황 선생은 주변의 만류도 뿌리친 채 목에 피가 나도록 소리를 지르고 또 질렀다고 한다. 6개월이 지나자 기적이 일어났다. 목이 트이고 발음이 정확해지면서 옛날의 목소리가 돌아오기 시작한 것이다.

2집 음반은 그때 나온 것이다. '임이여'로 데뷔해 대표곡인 '누가', '태종대' 등 음반은 입소문을 타면서 인기를 끌었다. 무려 5곡 이상이 노래방 반주기에 올랐다.

황 선생의 음악은 그렇게 알려졌고, 인생은 바뀌었다. 노래는 지금도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전국노래자랑에서, 영남주부가요열창에서 인기 레퍼토리로 불린다.

고향은 경남 양산이다. 부산 동래고를 나와 부산대학 약학과를 졸업하고 약사 가수이자 수많은 방송에도 출연하고 있다.

◆태종대 유원지 입구에 '태종태' 노래비 세워져
 

태종대 유원지 입구에 세워진‘태종태’노래비. [사진]


황 선생은 고등학생 때 노래가 좋아 통기타를 끼고 살았다고 회상한다. 첫 음반은 약사가 된 훨씬 뒤인 1987년에 발표했다.

그러다 2009년 말 부산 태종대가 좋아 부산으로 약국을 옮겨왔다.

이 시기에 발표한 '태종태'(정귀문 작사, 김리학 작곡)는 태종대 유원지 입구에 세워졌다.

부산시가 2013년 9월 국가지정 명승지 17호인 태종대를 홍보하기 위해 세웠다. 언제든지 '태종대'를 감상할 수 있다.

부산시 약사회 약물 오·남용 전문 강사, 영도구 관광홍보대사와 영도구청 노래교실 강사, KBS 라디오 가요심사위원, 부산교통방송 가요심사위원, 원음방송 '약이되는 약 이야기' 방송을 진행하는 등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는 황 선생.

많은 곳에서 그를 찾기도 한다. '7분 강의하고 7분 노래하는 강연'은 인기다.

정신병원과 노인병원 위문 봉사활동도 25년이 넘었다.

요즘은 부산교통방송 '가요처방전'에 출연해 약을 적게 쓰는 식이요법 등 질병예방 비결을 시민들에게 알려주고 있다.

황 선생은 각종 강의에서 "부작용 없는 완벽한 치료제는 노래밖에 없다"고 강조한다.

"노래를 부르면 혈액 속 면역세포가 증가한다는 연구결과가 최근에 나왔습니다. 특히 우울증 환자나 신경성 질환에 노래는 최상의 약입니다."

황 선생은 이어 "화려한 상업적인 무대보다는 노인복지관이나 요양병원 등 소외계층을 찾아다니며 노래 봉사하며 약물 오·남용에 대한 강의를 계속할 것"이라고 웃어 보였다.
 

사진은 황 선생이 '7분 강의하고 7분 노래하는 강연’을 하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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