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 삼성 라이온즈 감독은 7일 수원구장에서 열린 2016 KBO리그 kt 위즈와의 경기를 앞두고 선발 등판 예정이었던 좌완 투수 차우찬에 대한 강한 믿음을 드러냈다. 이유는 분명했다. 류 감독은 “명색이 우리 팀 1선발 아이가”라고 강조했다.
차우찬은 지난 1일 열린 개막전 선발 투수로 나섰으나 6이닝 5피안타(1피홈런) 3볼넷 1탈삼진 4실점(3자책)을 기록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특히 대구 라이온즈파크 개장 경기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 리턴매치에서 1-5로 져 아쉬움은 더했다.
류 감독의 믿음에 차우찬이 응답했다. 차우찬은 시즌 초반 매서운 방망이를 휘두르던 kt 타선을 상대로 삼성의 에이스다운 피칭을 선보였다. 올 시즌 1패 뒤 거둔 첫 선발 승리. 최고 구속은 145㎞를 찍었고, 슬라이더(33개)와 포크볼(23개)을 엮어 kt 타선을 잠재웠다.
차우찬은 2-0으로 앞선 5회말 2사 3루서 김연훈의 좌전 적시타에 1실점을 했으나 더 이상의 위기는 없었다. 3-1로 달아난 7회말 볼넷으로 자초한 2사 1, 2루 위기서도 하준호를 1루수 땅볼로 유도해 추가 실점 없이 막았다.
삼성은 차우찬의 아쉬움을 씻은 호투와 4회 이승엽의 선제 투런 홈런(시즌 2호)에 힘입어 kt를 3-1로 제압했다. 마무리 투수 안지만도 시즌 두 번째 등판에서 1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첫 세이브를 올렸다.
차우찬은 “개막전부터 컨디션은 나쁘지 않았다. 다만 조금 힘이 들어갔던 것 같다. 오늘은 조금 더 차분하게 던지려 했고, 그래서인지 제구가 원하는대로 많이 이루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 전 전력 분석팀에서 알려준 내용들이 도움이 됐다. 앞으로도 팀이 이길 수 있게 만드는 투구를 계속하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삼성은 투·타의 탄탄한 조화로 지난 4년간 왕조를 세운 팀이다. 하지만 지난해 두산에 왕좌를 내준 뒤 마무리 투수 임창용(KIA 타이거즈)과 내야수 박석민(NC 다이노스) 등이 빠져나가며 전력 누수가 컸다. 자칫 시즌 초반부터 선발 마운드가 흔들릴 경우 공든 탑이 무너질 수 있는 위기였다.
하지만 삼성은 윤성환이 해외 원정 도박 혐의 논란을 딛고 등판해 선발승을 기록한 뒤 차우찬이 든든하게 마운드를 지키며 ‘삼성다운’ 야구로 시즌 첫 위닝시리즈(2승1패)를 챙겼다. 시즌 전적은 3승2패. 타선이 침묵한 kt는 3승3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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