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재 전 알리안츠생명 대표 "저금리로 1조원 추가 부담할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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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4-08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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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1조2000억원이 넘는 돈을 투자한 독일 알리안츠그룹이 한국 알리안츠생명을 고작 300만달러(약 35억원)에 중국 안방보험그룹에 팔고 떠난다. 엄청난 손실을 감수하고 한국 시장을 떠나는 이유에 대해 7일 이명재 알리안츠생명 한국법인 대표는 "국내 시장의 저금리 추세로 추가적으로 부담해야 할 금액이 1조원을 훨씬 넘었다"며 "과거 제일생명(한국알리안츠생명의 전신) 때 판매했던 고금리 상품들이 저금리 시대 큰 부담으로 작용한 것이 경영 악화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보험사 건전성 감독기준(Solvency II 규제)이 적용되는 유럽 회사로서는 매 분기 이 같은 저금리로 인해 막대한 손실을 보는 것이 부담스러운 데다 저금리가 장기화할 것으로 보고 그룹 본사에서 회사를 매각하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그는 "자구 노력을 위해 최근 3년간 직원 수를 1700명에서 1100명으로 감축했고 상품 포트폴리오도 변액보험과 보장성 상품 중심으로 전환시켰다"면서 "하지만 저금리가 장기화하면서 경영 악화를 피해가지 못했고 결국 매각되는 아픔을 겪게 됐다"고 밝혔다.

한편 중국 안방보험그룹은 한국 알리안츠생명 인수 가격으로 1000억원 미만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2500억원 이상을 제시한 IBK투자증권의 PEF(사모펀드)나 2000억원 선에 입찰한 중국계 사모펀드 JD캐피탈에 크게 뒤지는 금액이다.

그럼에도 독일 알리안츠그룹은 한 푼이라도 더 받기 위해 지루한 협상을 벌이는 대신 안방보험그룹을 선택해 35억원이라는 유례없는 헐값에 넘겼다.

알리안츠생명 관계자는 "IBK투자증권 사모펀드는 정체가 불투명했고, JD캐피탈도 마찬가지였다. 지난해 동양생명 인수 과정에서 금융위원회의 대주주 적격 심사를 통과한 안방보험그룹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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