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한국과 일본의 핵무장을 인정하는 듯한 발언 등을 계속 해오는 등 세계적인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는 중국에게도 껄끄러운 상대다. 그동안 트럼프는 중국에 대해 도발적인 발언을 이어왔다. 그는 "중국은 미국을 장기간 착취해오고있으며, 이대로 방치할 수 없다" "중국의 대미수출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이에대한 대처로 35%의 관세를 부과해야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북한문제에 대한 책임도 중국에 지우고 있다. 그는 미국 CNN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북한에게 핵을 포기하도록 하지 못한다면 중국에 제재를 가해야한다는 논리를 내세우기도 했다.
이같은 도발적인 발언이 이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중국 정부는 트럼프에 대한 논평을 회피하고 있었다. 미국 대선에 대한 논평을 내는 것은 중국 스스로가 가장 꺼리는 '내정 간섭'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중국의 국영언론들이 드디어 트럼프 비판에 나서기 시작한 것이다. 중국의 환구시보는 지난 달 14일 트럼프를 지칭해 "공화당이 주목을 끄는 것을 돕고있는 광대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사설을 실었다. 환구시보는 트럼프의 막말을 거론하면서 지도자로서의 자질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환구 시보'는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 산하 신문이다. 이런 신문이 미국 대선 특정 후보를 이 정도로 비판하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니혼게이자이는 지적했다.
환구시보는 이어 지난달 18일에도 서구 미디어를 인용해 "트럼프의 당선은 세계를 뒤흔드는 테러와 같은 것이며, 그는 세계 경제의 독침과도 같다"는 내용 등이 포함된 기사를 실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의 아키타 히로유키 편집위원은 한일 핵무장 용인 등과 같은 도널드 트럼프의 외교관은 중국의 입장에서도 별로 달갑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리커창 총리는 지난달 16일 기자회경에서 미국 대선에 대해 "결과적으로 누가 이기고 미국 대통령이 되더라도 중국과 미국의 관계의 기본적인 경향은 변하지 않는다고 믿고있다"라고는 말했지만, 중국 언론들의 최근 보도 방향은 미국 대선 후보를 향한 중국의 속내를 조금은 보여주고 있다고 히로유키 편집위원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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