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형 잃은 궁궐 현판…넷 중 하나 '부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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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4-0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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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재청 궁궐현판 고증조사 결과, 부실하게 복원된 현판 다수 확인

덕수궁 광명문의 현재 모습(왼쪽)과 20세기 초 모습.[사진=문화재청 제공]


아주경제 박상훈 기자 =조선시대 궁궐의 현판 넷 중 하나는 부실하게 복원된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재청(청장 나선화)은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덕수궁 등 4대 궁과 칠궁(七宮·일곱 후궁의 신위를 모신 곳) 289개 중 73개에서 총 103건의 오류가 확인됐다고 8일 밝혔다.

이같은 결과는 문화재청이 지난해 12월 궁궐현판 고증조사 연구용역을 맡은 역사건축기술연구소로부터 건네받은 보고서에 따른 것이다. 조사는 궁궐의 모든 현판을 사료(경전류·실록·궁궐지 등), 20세기 초반 촬영된 사진 등과 대조하고, 실물을 분석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부실 복원이 확인된 현판을 사례별로 보면 △바탕색과 글자색 반전 19건 △글자색 변경 2건 △형태 변화 28건 △단청과 장식 상이 30건 △게시 위치 변경 1건 △부적절한 위계 23건 등이었다.
 

경복궁 옥호루의 현재 모습(왼쪽)과 옛 모습.[사진=문화재청 제공]


특히 최근까지 논란이 되고 있는 광화문 현판처럼 바탕색과 글자색이 뒤바뀐 경우는 경복궁에 많았다. 경복궁 서문인 영추문, 명성황후 시신이 안치돼 있던 옥호루, 연못 위에 세워진 누각 향원정, 자경전 부속 협경당 등의 현판은 원래 흰색 바탕이었지만 검은색으로 복원된 상태다. 덕수궁 광명문, 창덕궁 승재정·요금문 현판도 같은 경우에 해당했다. 

창덕궁 선정전과 창경궁 명정전 현판은 원래의 금색이 아닌 흰색으로 글자가 칠해져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밖에도 경복궁 향오문은 현판 하단부 봉 절단, 창덕궁 관람정은 현판 일부 파손 등 형태 자체가 심하게 훼손된 사례도 확인됐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지난 2014년 광화문 현판 바탕색 논란이 있을 때 궁궐 현판의 원칙을 알아보고자 조사를 시작했다"며 "건물 건립 시기·성격에 따른 기준은 특별히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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