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주진 기자 =이번 4.13총선에서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후보자의 아들 중 단연 화제는 서울 성북을에 출마한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아들 기대명군이다.
뚜렷한 이목구비에 훤칠한 키의 훈남 기대명군이 아버지의 선거운동을 적극적으로 돕는 사진과 동영상이 각종 온라인커뮤니티와 SNS를 타고 퍼지면서 유권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특히 여성유권자들은 ‘아빠보다 더 잘생겼다’ '사위 삼고 싶다' '유세장에서 효도한다' 등등 평가를 쏟아내며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기군에게도 성장기 시절 남모를 아픔이 자리하고 있다.
기동민 후보 내외는 대학 캠퍼스 커플로 민주화운동을 함께 한 동지다. 두 사람은 졸업 후 결혼해서도 60만원 남짓 월급을 받으며 재야단체에서 민주화운동을 이어갔다. '아이만 낳으면 키워주겠다'는 장인 장모님에게 생후 100일도 안된 아기를 덜컥 맡기면서도 곧 데려올 수 있을 줄만 알았다.
하지만 '민주화운동의 대부'로 불리던 고 김근태 의장이 정치에 뛰어들면서 이들 부부 역시 정치권의 격랑에 휩싸였고, 그렇게 아이는 14살이 될 때까지 머나먼 진해땅에서 외할아버지, 외할머니 슬하에서 자라야 했다.
기동민 후보는 서울과 진해를 오가며 월말아빠 노릇을 했고, 하루가 다르게 자라는 아들을 멀리서 지켜보면서 미안함이 쌓여만 갔다. 당신 자식을 키울 때보다 더 정성을 기울여 손자를 키워주는 장인 장모, 바다와 농장이라는 천혜의 자연환경이 있었지만 엄마 품에서 아들을 떼어놓았다는 원죄가 그를 괴롭혔다.
사춘기 문턱에 들어선 아들은 14년 만에 드디어 서울로 올라왔다. 시골에서 생활했던 아들이 '깍쟁이' 서울 생활에 적응하기는 만무했다. 전학 오자마자 사고를 치고 쌈짱으로 등극했다. 하루는 입술이 찢어지고 입안까지 터져서 집으로 돌아왔다. 외과에 가서 바늘로 꿰매야 했다.
아들은 "정정당당하게 응해서 이기든 지든 승부를 봐야 그 다음부터 남들이 깔보지 않는다"고 싸움을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기 후보는 아들의 선택을 인정해줬다. 그리고 행동에는 책임이 따라야 한다는 것을 단호하게 주지시켰다.
기 후보는 본격적으로 아들 키우기에 돌입했다. 매일 새벽 아들의 아침밥을 챙기고 가끔은 소주잔을 나누며, 사춘기 아들과 눈높이를 맞추고 소통을 했다. 정성이 헛되지 않았는지, 아들은 어느새 공부와 우정이라는 영역에서도 진정한 짱으로 거듭나게 됐다.
기 후보는 아들 기대명군을 그 이름처럼 크고 밝게 키우고 싶었다고 했다. 기군은 지난 해 병무청에 입대 신청을 한 뒤 군대 영장을 기다리고 있다. 좋아하는 운동이자 특기는 킥복싱이다.
기군은 선거기간 아버지의 그림자를 자처하고 있다. 매일 새벽과 밤늦게까지 이뤄지는 출퇴근길 인사, 동네 골목골목을 누비는 유세전에 늘 아버지와 함께 하고 있다. 동네 시장을 돌 때면 아주머니들이 '효자 아들 왔다'면서 아버지 기 후보보다 아들 기대명군을 더 반기기도 한다고 한다.
기대명군은 "아버지가 저 같은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그런 정치를 해주셨으면 좋겠다"면서 밝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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