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처 침입' 공시생, 문제지 훔치려 교직원 사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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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4-09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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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역 선발시험 출제 학원 찾으려 교직원 사칭해 학원들에 전화

아주경제 최수연 기자 = 공무원 시험 응시생 송모(26)씨의 성적조작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9일 송씨가 본 시험에 앞서 치러진 지역 응시자 선발시험 문제지를 훔치려고 교직원을 사칭했다는 자백을 확보했다.

경찰은 제주지역 A대학을 다닌 송씨가 학교 추천을 받아 '국가공무원 지역인재 7급' 응시자로 선발된 과정을 수사해왔다. 지역인재 7급 공채는 지역 대학에서 '우수 인재'로 추천 받아야 응시할 수 있다. A대는 PSAT(공직적격성평가)와 유사한 시험을 통해 우수 인재를 선발했다.

경찰은 송씨가 1월 치러진 A대 시험에서는 81점으로 최상위 성적을 기록했지만, 실제 3월 인사처가 주관한 본 시험에서는 45점으로 과락(40점)을 간신히 넘은 점을 이상히 여겨 사실관계를 파악해왔다.

경찰은 두 시험 간 점수차가 너무 크다는 점에서 문제지가 유출됐거나 답안지가 조작됐을 개연성이 있다고 보고 송씨와 A대를 상대로 사실관계를 파악했다.

경찰이 송씨의 휴대전화 사용 내역을 확인한 결과, 1월 8일부터 10일까지 그가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 있었던 사실이 확인됐다. 선발시험일은 같은 달 23일이었다. 송씨는 A대가 외주를 준 시험 업체에 들어가 문제지 1부와 답안지 2부를 훔쳤다고 자백했다.

이 과정에서 송씨는 대학에서는 PSAT 문제를 만들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인터넷 검색으로 알게 된 5개 학원에 교직원을 사칭해 일일이 전화를 걸어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 있는 학원에서 문제를 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학원 측은 경찰 조사에서 문제지와 답안지를 도난당한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학원 측은 문제지 등을 1월9일 늦은 시각 인쇄소에서 가져와 사실상 창고로 쓰는 2층 강의실에 잠시 뒀는데 다음날 도난당한 것 같다고 진술했다"며 "도난당한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한다"고 말했다.

송씨는 지난달 26일 성루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내 인사처 채용관리과 사무실에 침입해 채용 담당자 컴퓨터를 조작, 자신의 필기시험 성적을 합격권으로 올리고 합격자 명단에 자신의 이름을 추가한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

경찰은 다음 주 초 사건을 마무리하고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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