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 올해 1분기 중국은 세계 제1의 M&A 국가로 부상했다. 중국의 신화통신은 글로벌 금융 데이터 회사 딜로직을 인용해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중국의 해외기업 M&A 규모는 무려 922억 달러에 달한다고 최근 보도했다. 같은 기간 전 세계 국가간 인수합병의 30%를 차지하는 규모다. 이는 2위인 캐나다의 624억 달러, 3위인 미국의 485억 달러를 크게 앞지른다.
중국 기업들의 M&A는 올해 1월부터 들썩였다. 중국의 완다(萬達)그룹은 4조원을 들여 미국 할리우드 메이저 영화제작사 레전더리 엔터테인먼트를 인수했으며, 하이얼은 세계적인 가전회사 GE 가전부문을 삼켰다. 그러나 이는 서막에 불과했다. 중국의 국영기업이자 최대 화학회사인 중국화공그룹(켐차이나·CNCC)가 스위스 농약·종자기업인 신젠타 인수에 52조원을 쏟아부으며 최대규모의 M&A를 성사시킨 뒤 전세계는 두려움 섞인 시선으로 중국 M&A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외국 기업을 타깃으로 하는 중국 기업의 활발한 인수·합병이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최근 6년간 중국의 기업사냥은 계속 증가해왔다. 그러나 최근 2~3년간 그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있다. 2015년 중국의 국외 M&A는 1069억 달러를 기록하면서 처음으로 1000억 달러를 넘어섰다. 그러나 올해 4월이 다 가기도 전에 그 기록이 깨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 기업이 전세계 기업 인수전에 뛰어든 가장 큰 이유는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서다. 중국 경제가 둔화가 가시화되면서 이제 기업들은 국내 자산보다는 외국의 자산의 투자가치가 더욱 높아졌다고 판단하고 있다. 여기에다 국외기업들이 보유한 브랜드 가치, 기술력 등은 중국 기업들의 국외진출에 더욱 든든한 교두보가 될 수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급속성장으로 확보한 풍부한 자금력, 인민은행의 적극적인 지원, 위안화의 약세 등 M&A를 위한 최적의 조건들이 갖춰지기 시작하면서 중국 기업의 국외기업 인수규모는 급속도로 팽창하고 있다.
중국 기업의 인수합병의 대상이 되는 기업은 산업, 화장품, 농업 등 산업군도 매우 다양하다. 최근 중국 경제의 구조 변화와 함께 소비재와 에너지 분야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가장 눈에 띠는 성장세를 보이는 곳은 바로 기술 분야다. IT 분야의 성장이 빨라지면서 기술 확보를 위한 중국 기업들의 걸음이 빨라지고 있는 것이다.
세계를 휩쓰는 차이나머니의 바람은 당분간 계속 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지난 5년간 국제 M&A 시장에서 중국이 차지했던 비중은 평균 6% 정도였다. 그러나 중국 국내총생산(GDP)은 전세계의 15%를 차지하고 있다. 결국 이러한 수치는 아직 중국이 더많은 인수합병을 통해 외국 기업들을 받아들일 여력이 남아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이코노미스트는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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