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성인 구리시장 권한대행, “행정은 변하고, 혁신해야 한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6-04-11 04:5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시장 부재 속 창의적 리더십 발휘'

  • '시민소통·권위주의 탈피, 청렴도·시군평가 반석위에 올려'

로드체킹에 나선 이성인 경기 구리시장 권한대행(사진 오른쪽).[사진=구리시 제공]


아주경제 임봉재 기자 = 이성인 경기 구리시장 권한대행은 10일 "행정도 변해야하고, 혁신해야 한다"며 "계급장에 따라 움직이는 조직이 아니라 업무중심과 성과중심의 조직, 즉 권위주의를 탈피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1월 5일 취임한 이 권한대행은 11일 아주경제와의 가진 인터뷰에서 "박영순 전 시장이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시장직을 잃은 뒤 공직기강을 조기에 안정화 시키는데 온 힘을 쏟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권한대행은 연세대에서 행정학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1978년 공직에 입문해 경찰대학 총무과, 행정자치부 인사기획과, 인사정책총괄과 등 근무를 거쳐 행정안전부 지방공무원과장, 경기도 평가담당관 등을 역임했다.

취임 후 시가 탁상행정에서 신뢰받는 공직사회를 만들기 위해 추진중인 '로드체킹'을 이끌었고, 지난해 메르스 사태 때는  대한민국 공직사회 위기관리 표본사례로 기억될 만한 능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또 시장이 궐위된 위기 상황에서 특유의 친화력과 창의적 리더십을 발휘, 공직기강 확립을 물론 다양한 시책을 막힘없이 추진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음은 이 권한대행과 일문일답.

-청렴도와 시·군 평가 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는데.

▲시·군 종합평가는 시·군이 수행하는 국·도정 주요시책 추진상황을 점검하고, 업무의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매년 경기도가 실시한다. 반면 청렴도는 9월부터 시행하는 소위 '김영란법'에서 말해주 듯 공직사회에 부정과 부패가 만연했던 잘못된 문화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국민적요구와 OECD 수준으로 개선하기 위한 시대적 화두에 참여하고 실천하는 의지의 표현이다.

시는 면적으로는 전국에서 가장 작은 도시 중 하나이다. 어떤 정책을 쓰느냐, 실천의지에 대한 채찍과 당근은 어떻게 사용하면 실효성 있는 성과를 낼 수 있느냐 하는 부분에서 타 도시에 비해 유리한 환경조건을 갖추고 있다. 부임했던 지난해 1월 이후 심혈을 기울인 결과 지난해 12월 경기도의 '2015년 31개 시·군 종합평가'에서 대망의 종합 1위를 차지, 2억7000만원의 상사업비와 특별교부세를 받은바 있다. 이어 같은해 국민권익위원회가 발표한 '2015 청렴도 조사'에서 전국 75개 시 단위 기초자치단체 중 2년 연속 1등급으로 평가받아 우수한 청렴 기관이라는 명예를 지켰다.

또 지난 2월 국민권익위원회가 한국능률협회컨설팅에 의뢰해 17개 광역시·도와 226개 기초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2015년도 고충민원 처리실태 조사결과에서도 고충민원의 예방·해소·관리기반 등 3개 분야 18개 지표에서 전국 지자체 75개 시 중에서 전국 평균 71.9점보다 높은 92.9점으로 전국 3위를 차지했다. 이같은 결과는 도내 기초단체 중 수준높은 종합적인 행정경쟁력을 가지고 있고, 도 시책과 주요 정부정책 분야에 있어서도 명실공히 최우수기관임을 입증한 것이어서 개인적으로도 성취했다는 보람이 있다. 특히 성과의 이면에는 전 공직자가 일심동체로 음직일 때 비로소 강한 에너지가 발산된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언론에 자주 오르내린 '현장에서 답을 찾다' 로드체킹은?

▲오랜 기간동안 공무원에게 불명예스러운 용어 한마디는 바로 '탁상행정'이다. 이에 대한 신뢰는 공직사회가 스스로 풀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민생을 얘기하면서 정작 서류 하나로 해결하려고 했던 시절이 있었다. '로드체킹'은 말 그대로 현장에서 답을 찾고 현장행정을 통해 해결하려는 구체적인 실천의 모습이다. 중앙정부에서 24년간 터득한 행정경험을 바탕으로 '로드체킹'을 지방자치단체에 접목한 것은 기존에 안주해선 변화와 혁신은 공염불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는 소신 때문이다.

부임 후 한달에 한번 이상 간부공무원과 함께 직접 민원현장과 소외지역 곳곳을 찾아다니며 삶에 지친 민심을 확인하고 일자리 만들기 등 서민생활 지원정책에 반영했다. 또 삶에 지쳐 희망을 잃어버린 주민들에게는 작지만 사소하게 지나칠 수 있는 세세한 부분까지 챙길 수 있었던 것은 '로드체킹'만이 가질 수 있는 강점이라 본다. 간부공무원 로드체킹을 상설화하고, 시에서 발생 개연성이 있는 재난의 유형별 예방 대책과 수습 절차 등을 규정한 '자연재난·사회적재난 현장조치 행동매뉴얼'을 제작 배포하는 등 맞춤형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했다.

-지난해 메르스 사태로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다.

▲너무 뜻밖의 일이었고, 전혀 경험하지 못한 생소한 일을 정말 우리가 할 수 있을까에 대해 누구도 장담하지 못했다. 그런데 공직자들은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져야 한다는 절박한 사명감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특히 관내에는 방역업체의 규모가 영세하고, 대규모 인력을 동원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당장 급박하게 돌아가는 시민들의 생명이 걸린 전선에서 누군가는 죽기 살기로 그 일을 해야 했다. 결국 그 두려웠던 메르스라는 생명전선의 유일한 희망은 오직 공직자만이 용사가 돼야 했다는 점이다.

당시 우리에게는 계급장도 무용지물이었다. 400여 공직자들은 일치단결해 공포의 방호복이라 불리는 '레벨D방호복'을 착용했고, 간부공무원과 남·여 공직자를 불문하고 메르스의 사각지대인 카이저병원 내부로 진입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그리고 우리는 해냈다. 메르스 감염을 차단하고 시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켜냈다. 당시 상황은 유력 공중파 방송에서 메인 뉴스시간에 방송될 정도였다. 우리의 목표는 다름 아닌 시민의 생명과 안전이었고, 그 주인공은 바로 그것을 지켜야 했던 공직자들이었다. 대한민국 공직사회 위기관리 표본사례로 기억될만한 획기적인 사건이라는 데는 스스로가 뿌듯하고 자랑스럽기까지 하다. 또 다시 메르스사태 같은 일들이 반복된다 하더라도 레벨D방호복을 입고,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그 길을 선택의 여지없이 또 갈 것이다. 그야말로 내 생애 최고였다. 공무원들 너무도 자랑스럽고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변화와 혁신, 권위주의 탈피를 강조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

▲시장이 궐위된 후 늘 공개석상에서 전기자동차 테슬러, 인공지능 알파고, ICT가 세상을 천지개벽으로 바꾸고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을 강조해왔다. 그렇다면 답은 하나이다. 행정도 변해야하고 혁신해야 한다. 그것의 첫 출발이 정부 3·0 이다. 계급장에 따라 움직이는 조직이 아니라 업무중심과 성과중심의 문화, 즉 권위주의 탈피다. 첫 시도가 팀장 책상위치 변경이다. 팀장 자리를 하위직 책상 위치와 동일하게 수평적으로 배치했다. 조직의 차등화가 아닌 동등화와 팀장도 일하는 생산적인 조직을 만들려는 취지에서다.

다음은 창조행정이다. 신규 직원들은 첫 업무로 '창조행정 길라잡이' 적응기간을 갖는다. 창조행정 길라잡이는 중앙정부에서 경험을 바탕으로 제작한 업무메뉴얼로 직원들의 업무 파악에 활용되도록 발간했다. '민원사무'와 '법규사무'로 나눠 31개 부서 875개 단위사무로 구성됐다. 직원들이 매뉴얼을 참고하면 담당 업무를 빠르게 숙지할 수 있고 일반 시민들도 시청 홈페이지에서 언제든지 열람할 수 있도록 시정업무의 분야별 업무진행 순서도 담았다. 특히 인사이동 시 전·후임 간의 빠른 업무 인수인계를 돕고, 업무 적응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또 소통과 협력을 통한 효율적 시책 연계사업 추진이다. 공직자의 필수 요건은 자신이 맡은 업무에 대해 얼마나 숙지하고 있느냐다. 시민의 혈세로 자신의 현재와 미래가 좌우되는 공직자로서 그에 따른 책임성은 지극히 당연하다. 시의 최대 현안사업인 구리월드디자인시티, 태극기시책, 문화사업 등에 대해 특정부서가 점유하는 것이 아니라, 부서간 상호연계로 사업의 시너지를 만들어 내는 시스템을 만들기 위한 것이다. 바로 소통과 협력의 중심이 된 효율적 업무보고다.

-도심이 깨끗해졌다는 평가다.

▲거리 미관을 어지럽혔던 불법현수막에 대한 정비가 잘됐기 때문으로 생각한다. 불법현수막은 어제 오늘의 일만은 아니었다. 무엇보다도 정치권 등 이해 당사자들 간의 민원 문제로 그동안 철거 같은 수단은 엄두도 내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그렇다고 언제까지나 불법을 묵과할 수는 없는 일이다. 끊이지 않았던 정당, 아파트 분양, 업체홍보 안내 현수막 등이 도시미관을 저해하고, 이는 결국 고스란히 시민생활에 악영향을 미치는 주범이어서 특단의 대책이 필요했다.

시 최대 중심권인 돌다리를 비롯한 주요 교차로와 간선도로에 걸려있던 현수막 등 불법게시물을 철거하는 조치를 취했다. 현재 선거기간 임에도 선관위의 검인을 받지 않은 불법현수막은 예외없이 법에 따라 엄정 대처하고 있다. 이 또한 권위주의 탈피를 통한 시민중심의 혁신행정 일환이다.

-올초 인사문제로 논란이 됐다.

▲지난 1년 3개월 동안 참으로 많은 일들이 있었고 그에 따른 보람도 컸다. 하지만 '옥의 티'라면 인사문제였다. 옛말에도 '인사는 만사'라고 했다. 인사는 상대성이기 때문에 항상 뒷이야기가 있을 수 있고 문제를 제기할 수도 있다. 이러한 점을 누구보다도 잘 알기 때문에 내 스스로 원칙과 기준에 따라 투명하고 공정한 인사를 하는 것이 철학이고 소신이다. 논란이 야기된 것은 '이해 당사자나 외부 평가의 기준에는 다를 수 있겠구나'란 교훈을 얻었다. 겸허한 마음으로 충분히 이해한다. 이것을 다른 방향으로 영향을 미치게 하려는 의도에 대해서는 동의할 수 없다. 

현재 소명절차를 밟고 있고, 향후 상급기관에 의해 인사 기준에 대한 명확한 판단도 내려질 것이다. 다만 중앙부처에서도 인사를 담당했던 사람으로서 이번 인사에 대해 한 점 부끄럼이 없다. 이번 인사로 상처를 받은 직원들에게는 미안한 생각과 함께 그 아픔도 같이하고 싶다. 사람들은 '거친파도가 스쳐가는 사연보다 잔잔한 물결이 오는 평화로움에 마음을 뺏기는 법'이다. 나의 진실함이 함축된 문장이다. 모든 것은 시간이 흐른 뒤 울고 웃는 인생의 희노애락이 펼쳐질 것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