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이 시행된 2월 이후 전국 아파트 매매 평균 가격은 1월 말 3억443만원에서 3월 말 3억513만원으로 70만원 오르는 데 그쳤다. 이는 292만원이 올랐던 작년 동기간의 약 24%에 불과한 수치다.
서울 아파트의 경우도 올해 2~3월 153만원 상승해 작년 같은 기간(417만원) 상승률의 36.5% 수준에 머물렀다. 지방 아파트의 둔화 폭은 더 컸다.
6개 광역시의 경우 올해 2~3월 54만원이 올랐다. 작년 같은 기간 365만원이 오른 것에 비하면 14.8% 정도밖에 안 되는 상승률이다.
이 가운데 지난해 가장 높은 매매가 상승률을 보인 대구는 올해 마이너스로 돌아서 두 달간 67만원이 떨어졌다. 대구 지역은 작년 2~3월에 무려 808만원이 올랐다.
이같이 아파트 가격 상승률이 둔화된 이유는 정부가 지난 2월부터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시행하면서 깐깐한 대출심사로 매수 심리가 위축된 탓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책은 주택 구매용으로 담보대출을 받으려면 이자만 내는 거치기간이 1년을 넘길 수 없고 초기부터 원금과 이자를 모두 나눠 갚아내도록 했다.
시행 이후 실제로 주택담보대출 증가율도 둔화했다. 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기업 등 6대 은행의 3월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353조3889억원(주택금융공사 모기지론 양도분 제외)으로, 1월 말(350조3801억원)에 견줘 3조88억원 늘었다. 이는 작년 동기간 6조7162억원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증가량이다.
임채우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과다 공급으로 2017-18년에 입주 대란이 올지도 모른다는 우려와 정부의 가계 부채 대책 등으로 시장의 매수 심리가 악화됐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적용되지 않은 비수도권에도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이 시행되면 상승률 둔화 폭이 크거나 집값이 하락한 지방 쪽의 부동산 심리가 더 악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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