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현대중공업그룹의 고부가가치 중소형 선박 전문 조선사인 현대미포조선이 선박 인도 누적 900척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11일 현대중공업에 따르면 현대미포조선은 이르면 이달 말경, 늦어도 다음달 초에 900번째로 건조한 선박을 인도할 예정이다.
1975년 선박수리사업을 위해 설립된 지 41년, 1990년대 중반 선박을 설계·건조하는 신조 사업에 진출해 1997년 12월 첫 선박인 ‘람폼반프호’를 인도한 뒤 19년 만에 거둔 쾌거다.
앞서 현대미포조선은 2011년 500척, 2012년 600척, 2013년 700척, 지난해 800척에 이어 올해 900척을 돌파하게 된다.
현대미포조선은 중소형 고부가가치 선박 건조에 특화하면서 수주 잔량 기준 글로벌 5위권에 올라있다. 주력 선종인 석유화학제품운반선과 컨테이너운반선, 컨로선(Con-Ro), 아스팔트운반선은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 후발 조선소들의 거센 추격 속에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을 통한 경쟁력 확보와 함께 에코십 기술력을 바탕으로 친환경선박 시장에서 특화를 이뤄냈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의 저가 공세와 경기 부진에 따른 글로벌 선박 발주 시장 악화 등이 겹치면서 현대미포조선은 최근 수년간 대대적인 구조조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영국의 조선·해양조사기관인 클락슨리포트에 따르면, 2월말 기준 현대미포조선(울산조선소)의 수주잔량은 109척, 240만4000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이다. 이 회사가 올 들어 수주한 것은 지난 1월 단 1척에 불과하다. 수주를 못하면 2018년 경이면 물량이 없어 조업을 중단해야 한다.
이에 따라 강환구 현대미포조선 사장은 재무건전성 제고와 함께 일감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그는 지난달 31일 열린 올해 첫 경영전략 세미나에서 “조선경기 침체 속에서 내년도 일감이 많이 부족하다”며, “수주가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안전·품질·공정·능률향상을 기본으로 명품선박 건조에 힘써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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