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신문 백현철 기자 = 서울 시내 금싸라기 땅인 용산4구역 개발이 가시화되면서 답보 상태에 있던 용산 일대 개발이 전환점을 맞이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13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최근 8년간 표류했던 용산4구역 정비계획 변경(안)을 통과시켰다. 서울 용산구 한강로3가 63-70번지 일대 총 5만3066㎡ 규모의 용산4구역은 대규모 공원과 건물이 조화를 이루는 '주거·상업·문화 복합지구' 형태로 개발이 추진될 예정이다.
용산참사와 기존 시공사의 계약해지(2011년 8월)로 사업이 중단돼 파산위기까지 몰렸던 용산4구역 정비사업은 지난 2014년 8월 조합원들이 박원순 시장에게 사업정상화를 요청하고 시가 적극 나서면서 추진 동력을 얻게 됐다.
11일 방문한 용산4구역 일대는 큰 움직임 없이 차분했다. 4구역 일대 사업 부지를 정비하는 공사 차량만 오고 갈 뿐이었다.
일대 공인중개사 관계자들은 계획안 발표로 크게 변화하는 것은 없고 주변만 더 시끄럽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용산4구역이 개발된다는 것은 알 만한 사람은 다 알았고, 이미 한 차례 휩쓸고 지나갔다는 게 공인중개사들의 전언이다.
한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4구역은 한 차례 사업이 무산된 뒤에 개발이 이미 예정돼 있어 갑자기 지가가 오르거나 하지는 않는다”며 “매수인들이 빠르게 나서 이미 조합원분과 주변 상가들은 거래가 끝난 상황”이라고 말했다.
B공인 공인중개사 사무소 관계자는 “2011년 사업 무산 후 개발 계획이 점차 나오면서 매도인들이 떨어졌던 가격을 끌어 올렸다”며 “떨어졌던 가격을 보고 들어 온 매수자들은 비싸다고 생각해 오히려 거래는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용산4구역이 위치한 한강로1·2·3가 지난 2월 지가변동률은 전년 동기 대비 2.058% 상승했다. 지난해 1월 한 차례 마이너스 상승률을 기록한 이래로 꾸준히 상승률을 유지했다.
용산 4구역 개발로 지지부지한 용산역 일대 국제업무지구 개발 사업이 재개될 지도 관심이 모인다. 용산 국제업무지구 개발 사업은 코레일이 보유한 용산 철도창 부지와 서부이촌동 일대 56만㎡를 개발하는 사업비 총 31조원 규모의 대형 프로젝트였다.
단군 이래 최대 개발사업으로 불리며 관심을 끌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부동산 경기 하락으로 2013년 해재돼 오랫동안 침체를 겪어 왔다.
지난해 11월 코레일은 드림허브를 상대로 낸 소유권말소등기 소송에서 원고 승소하며 국제업무지구 부지 개발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판결이 확정되면 코레일은 드림허브가 소유하고 있는 용산 역세권 부지 61%를 돌려받게 된다.
전문가들은 4구역 개발 발표로 용산역 일대가 활기를 되찾을 수 있지만, 각 개발 구역 별로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어 추가 개발로 이어질 지는 미지수라고 말한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용산4구역 개발로 분위기가 전환돼 용산역 일대 개발이 긍정적인 힘을 얻을 수는 있다”며 “하지만 국제업무지구 철도정비창 개발은 소송 문제도 걸려 있고, 계획도 확정된 것이 없어 크게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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