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없는 마스터스는 없다’ ‘마스터스는 일요일 오후가 돼야 비로소 시작된다’
남자골프 시즌 첫 메이저대회 마스터스 골프 토너먼트를 두고 하는 말이다. 올해도 각본없는 드라마가 펼쳐졌다.
조던 스피스(미국)가 ‘참사’를 당한 12번홀(길이 155야드)에서는 그동안 ‘볼이 두 차례 물에 빠지면 7타’라는 불문율이 있었다. 올해 스피스도 그랬다. 1991년 대회 2라운드에서 잭 니클로스(미국)도 이 홀에서 7타를 친 적이 있다.
니클로스 등은 “12번홀에서 곤경에 처하지 않으려면 티잉그라운드에서부터 극도로 집중해야 한다. 12번홀은 가장 까다로운 홀이다.”고 말한다.
스피스는 ‘겨우’ 마스터스에 세 번 나와 올해 처음 ‘몰락’했지만, 마스터스 역사에서 최종일 백나인(후반)에 무너진 사례는 적지 않다.
그레그 노먼(호주)이 대표적이다. 노먼은 그 탓에 ‘메이저대회 불운의 대명사’라고까지 불린다.
1986년 노먼은 4개 메이저대회에서 모두 3라운드까지 선두였다. 그러나 우승은 브리티시오픈에서만 했다. 그 해 마스터스 최종일 18번홀에서 세컨드샷이 푸시가 된 바람에 니클로스에게 1타차로 그린 재킷을 내줬다. 46세이던 니클로스는 이 대회 최고령 챔피언이 됐다.
노먼은 1989년에도 연장전에서 래리 마이즈의 기막힌 칩샷 때문에 눈물을 삼켰다.
1996년 대회 때 노먼은 첫날 63타로 완벽한 선두였고, 3라운드까지 6타차 선두였다. 노먼은 그러나 최종일 78타로 부진했고, 67타를 기록한 닉 팔도(잉글랜드)가 5타차 역전승을 거뒀다. 그 해 마스터스는 노먼에게 가장 아픈 기억으로 남았다.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도 ‘신인’이던 2011년 마스터스에서 최종일 전반까지 단독선두를 달렸다. 그러나 10번홀에서 숲속을 전전한 끝에 트리플 보기를, 12번홀에서 더블보기를 한 끝에 그날 80타를 치고 첫 우승 기회를 놓쳤다(공동 15위).
스피스는 대회를 마치고 스코어링 에어리어로 향하던 중 눈시울을 붉혔다. 그렇지만 그보다 앞서 시대를 풍미했던 ‘골프 전설’들도 오거스타내셔널GC 백나인에 ‘슬픈 스토리’가 있다는 사실로 위안삼아야 할 듯하다. 그는 만 23세가 채 안됐고, 아직 갈 길이 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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