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아람 기자 = 중국 전자업체인 샤오미가 국내 시장에서 공식 진출한지 한달이 지났지만 부실한 애프터서비스(AS)로 소비자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샤오미는 지난달 코마트레이드와 여우미 등 국내 유통업체 2곳과 공식 총판 계약을 맺고 공기청정기, 나인봇, 매트리스 등 다양한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샤오미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안전한 유통 채널로 제공하겠다"는 것이 샤오미와 총판업체의 입장이다.
그러나 문제는 AS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샤오미 제품은 늘어나고 있지만 제품을 수리받을 수 있는 AS센터는 현재 단 1곳 뿐이다. 이 곳도 샤오미가 아닌 코마트레이드가 판교에서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곳이다.
샤오미는 현지법인 설립이 아닌 총판 계약을 통해 국내시장에 진출한 만큼, 판매 및 AS와 관련된 업무는 모두 국내 유통사에 일임하겠다는 입장이다.
코마트레이드 관계자도 “현재 AS센터가 1곳뿐이지만 앞으로 제주도와 강원도 등 6개 광역시도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면서도 “시기 등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답했다.
여우미 관계자는 "동부대우전자와 AS 대행 계약과 과련해 협의 중”이라며 “이르면 5월 중에 완료될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샤오미 제품을 구입한 소비자들은 상당기간 판교 AS센터를 직접 방문하거나 택배를 통해 제품을 AS센터에 보내야 할 처지에 놓였다. 택배비 역시 본인 부담이다.
이같은 샤오미의 행보는 다른 외국 가전 브랜드의 AS 정책과 확연하게 차이가 난다.
스웨덴 가전 브랜드 일렉트로룩스는 지난 2002년 2월 한국법인 설립과 동시에 직영 서비스 센터인 ‘홈케어 센터’와 15개 지역별 서비스 네트워크를 통해 고객들에게 AS를 제공했다. 이후 전국 56개 AS 망을 갖춘 동부대우전자와 AS 제휴 계약을 체결했다.
중국 업체인 화웨이도 2014년 9월 스마트폰 'X3'로 한국 시장에 처음 진출하면서 동시에 전국에 42개의 AS망을 구축했다. 지난해에는 AS센터를 50개로 확대하면서 외산 브랜드의 가장 큰 약점인 AS 문제를 극복했다. 특히 품질보증기간 이내의 무상 수리건에 해당하는 제품이라면 전국의 모든 고객들에게 무상 택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화웨이 서비스 센터를 직접 찾아가기 어려운 고객들을 위한 조치다.
한 전자업계 관계자는 ”생활가전은 1~2년 쓰다가 버리는 소모품이 아니기 때문에 AS가 중요하다“며 “국내 소비자들은 삼성이나 LG가 제공하는 높은 수준의 AS에 적응돼 있어 현재 샤오미의 AS 정책으로는 소비자들의 신뢰을 얻기 힘들 것”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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