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그룹, 감원 바람…‘고용 없는 투자’ 현상 지속

CEO스코어 분석…“작년 고용 4500명 감소·12개 그룹 고용 축소”

[30대 그룹 고용 증가 현황]

아주경제 김봉철 기자 = 30대 그룹의 ‘고용 없는 투자’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2일 기업경영성과 분석사이트 CEO스코어가 30대 그룹 소속 계열사 중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272개사(2015년 말 기준)의 고용 인원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총 101만3142명으로 2014년 말 282개사 101만7661명에 비해 4959명(0.5%)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30대 그룹의 작년 투자증가율이 17.9%였던 점에 감안하면 고용 투자에는 인색했다는 지적이다.

30대 그룹 가운데 17곳은 고용이 늘었고, 12곳은 감소했다. 현대자동차와 GS, 한화 그룹 등의 고용이 크게 늘어났다.

반면 포스코, 두산, 현대중공업 등 업황 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그룹의 고용은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이번 집계에서 사업보고서를 제출하지 않는 부영그룹은 제외했다.

올해 30대 그룹에 신규 포함된 하림은 1936명을 증원해 가장 많은 인원을 채용했다.

1000명 이상 고용을 늘린 그룹은 하림을 비롯해 현대자동차, LG, 한화, GS,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7개사였다.

삼성, 포스코, 현대중공업, 두산, 금호아시아나 등 5개 그룹은 고용을 1000명 이상 줄였다.

고용인원이 가장 크게 줄어든 곳은 삼성이었다. 2014년 23만6457명에서 작년에는 22만2821명으로 1만3636명(-5.8%)이 줄었다.

CEO스코어는 “삼성의 고용 감소는 삼성테크윈 등 4개 계열사를 한화그룹으로 넘기는 ‘빅딜’ 영향 때문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삼성은 조사 대상 기업이 2014년 27개에서 작년 23개로 4개 감소했다.

한화그룹은 분석대상 계열사수가 10개에서 12개로 2개 늘었고, 고용은 2만7031명에서 3만2199명으로 5088명(18.8%) 증가했다.

금호아시아나 그룹도 계열분리로 계열사수가 5개에서 3개로 줄어든 탓에 고용인원 감소폭이 컸다. 2014년 1만7773명에서 작년에는 1만5249명으로 2524명(-14.2%) 줄었다.

포스코는 2014년 3만4535명에서 작년에는 3만1740명으로 2795명(-8.1%)을 감원했다. 이어 두산 2297명(-10.9%), 현대중공업 1539명(-3.9%), KT 932명(-1.9%) 순으로 감소폭이 컸다.

이밖에 SK는 5만6163명에서 5만5261명으로 902명(-1.8%), 롯데는 6만357명에서 6만43명으로 314명(-0.5%) 감소했다.

현대자동차 그룹은 2014년 15만3174명에서 작년에는 15만6147명으로 고용을 2973명(1.9%) 늘렸다. GS와 신세계도 각각 3378명(17.6%), 2040명(5.0%)의 직원을 채용했다.

개별 기업별로는 통합 삼성물산과 GS리테일이 각각 7800명, 4400명 가량 늘어나 가장 많았다 히자만 합병 효과와 매장 시간제 근로자들의 직원 수 포함으로 실질적인 고용증가는 아니었다.

고용인원이 가장 크게 줄어든 곳은 삼성전자(-2484명)이었으며 롯데쇼핑(-1850명), 삼성디스플레이(-1734명), 두산인프라코어(-1659명) 등이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