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혜림 기자 = 글로벌 증시가 2월 중순부터 회복세로 돌아서면서 해외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직구족'이 다시 늘고 있다.
12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포털서비스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으로 예탁결제원에 보관된 외화 주식 보관 잔량은 총 7조976억원으로 3개월 만에 다시 7조원대를 회복했다.
외화 주식 보관 잔량은 국내에 거주하는 개인투자자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의미한다. 지난해 말 7조75억원 수준이었던 외화 주식 보관 잔량은 글로벌 증시가 급락세를 보인 올해 2월 1일 6조5800억원으로 감소했다가 3월 2일 6조9000억원으로 되늘었다.
연초 글로벌 증시는 경제침체 우려로 추락했지만, 2월 중순 이후 주요국의 정책 공조 속에 투자심리가 회복됐다. 미국 다우지수는 1월 20일 1만5450.56으로 최저점을 찍은 뒤 이달 11일 1만7556.41로 13.6% 상승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도 1월 27일 최저점(2638.30) 대비 15.0% 오른 3033.96을 기록했다.
국가별로 보면 투자금 상위 5개국(미국·홍콩·일본·중국·영국) 가운데 최근 2개월 간 국내 해외 직구족이 투자를 가장 많이 늘린 국가는 미국(12.1%)이었다. 이어 중국(7.3%), 홍콩(4.7%), 영국(1.9%) 순으로 증가율이 컸다. 후강퉁(상하이·홍콩 증시 교차거래) 투자금도 9.7% 늘었다. 일본은 5개국 중 유일하게 투자금이 2.5% 줄었다.
국내 주식 투자자가 가장 많이 보유한 해외 주식은 총 8428억원어치가 보관된 차이나가스홀딩스였다. 이 회사는 SK그룹이 3대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중국의 대표적인 민영 도시가스 공급업체다.
이어 일본 니폰스틸(5285억원), 미국 글로벌 신용카드사 비자(4285억원), 일본 증시에 상장된 국내 게임업체 넥슨(3722억원), 중국인민재산보험(1944억원) 등의 순이었다. 미국 나이키(598억원)와 애플(596억원)은 각각 14, 15위로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최근 2개월 간 주가수익률도 차이나가스홀딩스(15.8%), 텐센트홀딩스(8.8%), 중국인민재산보험(6.5%) 등 중국계 기업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미국 비자사의 주가도 5.1% 상승했다. 이에 비해 니폰스틸(-10.97%), 골드윈(-25%), 넥슨(-13.7%) 등 일본기업의 주가수익률은 일제히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해외직구 투자자 수는 갈수록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김재임 하나금융투자 연구위원은 "유가상승에 따른 국내 기업의 성장폭 제한과 해외펀드 비과세 등 해외 주식에 대한 국내 투자자의 심리적 장벽이 낮아지면서 해외주식 직구에 대한 관심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다만 "올해 글로벌 주식시장이 전체적으로 높은 상승세를 보일 것 같지는 않다"며 "투자자 입장에서는 개별 종목이나 섹터별로 관심을 갖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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