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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정하 기자 = 안랩이 안철수 정치 열풍을 타고 또다시 출렁이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012년 안랩을 떠난 이후에도 정치풍이 불때마다 흔들렸던 안랩이다. 올해는 20대 총선을 앞두고 한 차례 부풀어 올랐다.
12일 안랩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총선 운동에 들어간 지난달 31일부터 전일까지(종가 기준) 5만7500원에서 7만1900원으로 25% 넘게 급등했다.
이 기간에 안랩은 장중 8만500원까지 뛰기도 했다. 그러나 불안정한 모습은 반복되고 있다. 지난 7일에는 4% 넘게 빠졌다 다음날인 8일에는 다시 11% 이상 오르기도 했다.
안랩은 별도의 중요한 사항이 없어도 안철수 대표가 세운 회사라는 점에서, 또 여전히 최대주주라는 점에서 선거철 묻지마 투자가 단골처럼 연출되곤 한다.
작년 말부터 시작된 주가의 이상급등에 12월 한국거래소는 안랩에 조회공시를 요구하기도 했으나, 별다른 사안은 없었다.
최근 주가 상승도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깜짝 실적에 대한 기대감 때문은 아니었다. 안철수 테마주라는 영향이 훨씬 더 컸다.
안철수 대표는 안랩의 지분 18.6%(186만주)를 보유한 최대주주이자, 자신의 주식 9.99%(100만주)를 출연해 동그라미재단을 설립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보안업계 대장주인 안랩이 테마주로 엮이면서 2011년 10월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증권가의 분석 보고서도 나오지 않고 있다.
주가 분석이 밸류에이션(가치평가)에 따른 것이 아니라 이슈에 움직이면서 분석 자체가 의미가 없다는 생각에서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안랩에서 탐방이나 기업설명회(IR) 등을 진행하지 않은 결과라기보다 연구원 스스로 주가 분석에 대한 의미를 느끼지 않아 분석을 꺼리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지난해 기준 안랩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4배를 웃돌았다. 이는 현 주가가 4배 정도 비싸다는 의미인 셈이다. 안철수 대표의 정계 진출설이 불거진 2011년에는 9배까지 뛰기도 했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안랩은 국내에서 백신제품 V3를 기반으로 안정적 실적을 내고 있으나 테마로 엮이면서 선거철마다 되레 시끄러워지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안랩의 작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119억6000만원으로 전년대비 32.6% 증가했다. 매출액은 1344억5000만원으로 0.7% 줄었으나, 당기순이익은 119억1000만원으로 31.9%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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