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조현미 기자 = "제대로 된 성지식이 없어 부부간 갈등이 커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한여성성의학회는 올바른 성지식을 교육하고 그간 논의를 꺼려왔던 여성 성문제를 공론화하고 해소하는 데 나설 것입니다."
고민환(64·사진) 여성성의학회 창립준비위원장(을지대 의대 산부인과 교수)은 학회 창립 배경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여성성의학회는 산부인과를 중심으로 비뇨기과·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400여명이 모인 학술단체다. 오는 17일 창립학술대회를 갖고 공식 출범한다. 일선 개원의들은 물론 대학병원 교수도 대거 참여하는 게 특징이다. 고 위원장이 초대 학회장을 맡는다.
고 위원장은 "수명 연장과 인구 고령화로 노년의 삶의 질이 중요해지고 있고, 건강한 삶 가운데 성건강이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며 "하지만 지금까지는 의사들조차 성건강 지식이 부족해 환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 했다"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실제 성 문제로 병원을 찾는 여성의 연령이 높아지고 있지만 제대로 된 상담을 받기는 쉽지 않다. 성문제는 심리적 치료가 함께 이뤄져야 하지만 질환 치료에만 집중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학회는 의료전문가인 의사들부터 교육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회원들을 대상으로 격주로 성건강 지식 교육과 토론을 벌이기로 했다. 또 성교육위원회를 꾸려 초·중·고교생과 성인, 노인 대상의 교육에도 나설 예정이다.
고 위원장은 "먼저 의사들이 성의학에 대한 편견과 오해가 없는 지식을 받아들인 다음 청소년과 신혼부부, 노년을 대상으로 성교육 강연을 할 계획"이라며 "의사들이 양질의 성의학적 관리를 해주면 국민의 행복감과 만족감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학회는 성전환(트랜스젠더) 수술의 의료관광 활성화도 꾀하고 있다. 성전환 수술은 세계적으로도 많이 하는 수술인 데다 우리나라의 의술 수준이 세계에서 꼽힐 만큼 우수하기 때문이다.
고 위원장은 "국내 성전환 수술 수준은 매우 높지만 홍보와 마케팅이 미흡해 태국·일본에 환자를 뺏기고 있다"이라며 "학회 창립을 계기로 대학과 개원가가 협업해 성전환 중심병원을 구성, 국내는 물론 외국인 환자도 유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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