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SBS 뉴스 캡처]
아주경제 김현철 기자 = 우리 군이 처음으로 PX(국방마트)에 미국과 일본 담배회사 제품을 납품할 수 있도록 결정하자 국산 담배 업체와 외국 업체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군이 외국산 담배의 PX 납품을 허용한 것은 외국계 회사의 소송 제기와 같은 압박에 밀린 결과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 정서를 고려할 때 외국산 담배의 군납을 허용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시각도 제기된다.
군은 지난 2007년 군납 담배시장을 개방했지만 지난해까지 PX 납품 담배를 국산 담배로 선정해왔다. 이에 필립 모리스와 영국 담배회사 BAT 등은 최근 PX 납품 담배 선정 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KT&G 관계자는 "애국과 충성 등 철두철미한 국가관과 정체성을 중요시하는 군 조직의 특성과 국민정서를 고려해 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라며 "미국과 영국, 일본 등도 군대에는 자국산 담배만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KT&G의 경우 군 관련 사업에 매년 10억원 안팎의 후원을 하고 있지만, 외국계 담배회사들은 매출액 대비 기부금이 0.02~0.1%에 그쳐 이번 결정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서기철 엽연초생산협동조합중앙회 상무는 "외국계 담배회사들은 국산 잎담배를 전혀 구매하지 않는데 외산담배가 PX에 들어가면 그만큼 KT&G의 잎담배 수매량이 줄게 되고, 피해는 결국 농가가 받게 된다"며 "14일 조합장 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군납으로 새로 선정된 4종의 담배 가운데 외산담배는 미국 필립모리스의 '말보로 골드 오리지널', 일본 JTI의 '메비우스 LSS 윈드블루' 등 2종이다. 군납 담배 20개 품목 중 10%에 불과하지만, 외산담배가 처음 진입했다는 상징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군납담배에 선정된 외국계 담배회사들은 군 장병들의 선택의 폭이 넓어진 것에 대해 환영하고, 우수한 품질의 제품을 공급하는 데 주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필립모리스 코리아 측은 "담배제품에 대해 군 장병들의 다양한 기호가 반영된 결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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