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신희강 기자 = 국내 연구진이 뇌의 산성도 및 활동을 시각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형광전압센서를 개발했다. 향후 파킨슨병과 같이 억제성 뉴런의 이상으로 발생되는 뇌질환의 근본적인 원인을 규명하는데 일조할 전망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뇌과학연구소 기능커넥토믹스연구단 브래들리 베이커 박사 연구팀은 빛을 통해 뇌 활동을 측정, 실시간으로 산성도(pH)도 조절이 가능한 바이오 센서를 개발했다. 이번 연구는 권위 있는 해외 학술지인 ‘Scientific Reports’ 4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인체의 면역계가 정상적으로 작용하기 위해서는 적정수준의 pH(산성도)가 유지되어야 한다. 특히 뇌 속 산성도의 변화는 암이나 신경질환 등의 질병과 연관성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
이에 브래들리 베이커 박사 연구팀은 형광전압센서 단백질 '파도(Pado)'를 개발, 세계 최초로 신경세포내의 pH농도 조절 및 상호작용을 시각적으로 관찰할 수 있게 됐다. '파도'라는 이름은 센서를 통해 측정된 산성도와 전압 활동 신호가 파도치는 형상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브래들리 베이커 박사는 지난해 뇌 속 신경활동의 시각적 관찰이 가능한 제 1호 탐침 '봉우리(Bongwoori)'를 개발한 바 있다. 이번 '파도' 개발의 경우 과학기술연합대학원 대학교(UST) 학생과의 독자적인 연구를 통해 성공했다는 점에서 이목을 끌고 있다.
브래들리 베이커 박사 연구팀은 '파도'를 일반적으로 생물학 실험에 사용되는 HEK 293세포(인간배아신장유래세포)에 발현시켜 pH에 변화에 따라 연결된 다른 세포가 연동됨을 증명했다.
이 연구결과는 HEK 293세포와 유사하게 전기적으로 연결돼 있는 억제성 뉴런과 심장, 신장 등의 연구에도 적용이 가능할 전망이다. 향후 파도를 이용한 산성도 변화관찰은 물론, 산성도 조절을 통해 뇌 세포간의 상호작용 및 다양한 연구 진행에도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이 높다.
베이커 박사는 "이번 연구로 신경세포부터 면역세포에 이르기까지 건강상태와 질병상태에서 pH의 역할을 파악할 수 있게됐다"면서 "향후 파킨슨병과 같이 억제성 뉴런의 이상으로 발생되는 뇌질환의 근본적인 원인을 규명하는데 일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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