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들 왜 돈을 안쓰나? 소비보다는 저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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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4-14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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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매판매 예상 외로 부진…자동차, 의류 등 소비감소

  • 경기둔화 신호는 아냐…부채상환 등으로 긍정 요소도

[자료출처=블룸버그 ]


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미국의 내수지표인 3월 소매판매가 예상과는 달리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미국 상무부가 13일(이하 현지시간) 발표한 소매판매는 전달보다 0.3% 감소하면서 시장의 예상치였던 0.1% 상승을 밑돌았다.

◆ 고용호조·저유가 등 완벽한 조건 속 의외의 감소 

이달 미국의 소매판매 감소는 많은 이들을 의아하게 했다. 블룸버그가 81명의 경제학자들을 대상으로 사전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소매판매는 0.1%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그도 그럴 것이 미국의 고용지표는 지속적으로 호조를 보였으며, 저유가는 지속되면서 소비를 늘릴 수 있는 '완벽한 조건'이 형성돼 있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주식시장도 다시 상승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미국인들은 소비를 늘리지 않았다. 특히 자동차 판매는 부진했다. 상무부는 지난달 자동차판매가 최근 약 1년간 가장 큰 폭인 2.1% 하락을 기록하면서 전체 소매판매 감소를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소매판매는 미국 경제활동의 70%를 차지하는 핵심 지표다. 또 미국 노동부는 이날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PPI) 역시 전달대비 0.1%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일부에서는 이같은 소비지표의 부진이 곧 미국 경기회복세의 둔화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JP 모건체이스의 미국담당 이코노미스트인 마이틀 페롤리는 "소비 부분의 부진은 뚜렷한 이유가 없다"면서 "미국은 고용지표가 좋기 때문에 향후 소비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본지 않는다"고 전망했다. 

◆ 저축을 늘리는 미국 가계…"'경제 선순환' 위한 디딤돌 마련 단계"
 
일부에서는 이번 소매지표가 미국 소비패턴에 대한 충분한 데이터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리젼스 파이낸셜 코퍼레이션의 이코노미스트인 리타드 무디는 상무부에서 발표한 소매판매가 서비스 분야 데이타가 부족하기 때문에 크게 우려할 만한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무디는 또 미국 가계가 남는 돈을 부채상환과 저축 등에 사용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이를 통해 향후 가계의 재정상태가 더욱 튼튼해질 경우 소비증가율이 크게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미국인들은 빚을 줄이고 있으며, 저축을 더욱 늘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은 모두 경제에 좋으면 좋았지 나쁜 영향을 끼치는 것은 아니다"라고 보고서에서 지적했다고 블룸버그는 13일 보도했다. 

그러나 3월 미국 소매지표 감소에 따라 최근 전문가들은 4월과 2분기의 소매전망을 모두 낮추고 있는 상황이다. 3월의 부진은 곧 소비증가의 둔화를 의미하는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연준은  무역수지 적자와 세계경기 둔화에 따른 제조업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호조를 보이는 국내 소비지표를 바탕으로 정책을 펼쳐왔다. 

자넷 옐런 연준의장은 지난달 29일 연설에서 “가계 수입의 증가에 따라 미국 소비는 완만하게 늘고 있으며, 가계의 빚이 줄고, 재산도 늘어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옐런 의장은 또 “국내의 소비가 탄탄한 모습을 보고 있기 때문에 국외에서의 부진을 만회할 수 있었으며, 전반적인 고용증가에도 큰 역할을 했다"고 지적했다.

일각의 우려와 같이 소비가 무너진다면 미국의 고용 역시 현상태로 유지될 수 없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전문가들이 향후 미국의 소매지표를 더욱 주의깊게 지켜봐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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