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자원개발협회, 나랏돈은 눈먼 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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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4-14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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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자원개발협회는 성공불융자 관련 업무 부분에서 보조적인 역할에 그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해외자원개발 융자심의회 운영은 해외자원개발협회에 위탁해 운영하고 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홈페이지]

 
아주경제 송종호 기자 = 지난 2011년부터 2014년까지 감면된 성공불용자는 모두 3677억원이다. 특히 에너지 공기업들은 지난 정권 당시 자원개발 붐을 타고 해외에 경쟁적으로 진출하면서 성공불용자를 적극 받아냈다.

성공불융자는 정부가 기업의 국외자원개발을 지원하는 제도로, 사업에 실패할 경우 융자금액 전액 또는 임부를 감면해 준다. 반대로 성공시 융자금보다 많은 금액을 상환해야 한다. 금리도 0.75% 수준의 초저금리로 제공되지만, 상당수가 국고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최민희 의원에 따르면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성공불융자 지원이 승인된 사업은 209건 중 205건(98%)이다. 승인건수 증가와 함께 감면액도 덩달아 늘어났다. 2011년 약 31억5000만원에서 2013년 1051억4000여만원으로 급증했다. 2014년 감면처리액도 606억원을 훌쩍 넘는다.

무분별한 성공불융자 승인의 중심에는 해외자원개발협회가 있다. 특히 해외자원개발협회 설립과 성공불융자 지원 승인률이 100%에 가깝게 나타나는 시점이 모두 2008년이라는 점도 맞아떨어진다.

지난해 성공불융자에 대한 부실승인과 무분별한 감면이 드러나면서 해외자원개발협회는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당시 해외자원개발협회는 논란을 모두 부인했다. 협회는 온라인에 공개한 ‘성공불융자 바로 알기’에서 “해외자원개발협회는 정부위탁에 따라 자원개발 전문기관에 심사 의뢰, 위원회 소집, 회의 준비 등 융자(또는 감면)심사 및 융자심의회 개최에 관한 행정적 절차업무를 보조하고 있으며 융자에 대한 의사결정에 관여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협회를 관리하고 법인 허가를 내준 산업부는 협회의 주장이 틀렸음을 인정하고 있다. 산업부는 비영리법인협황을 통해 “(해외자원개발협회가)위탁사업으로 해외자원개발 융자심의회를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협회가 논란의 중심에 서자 에너지 관련 기업은 협회와 거리를 두는 모양새다. 해외자원개발협회는 회장사인 한국석유공사 사장이 협회장을 맡는 것이 관례다.

그러나 최근 김정래 석유공사 사장이 대외 직함을 모두 내려놓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협회 회장직에서 사임했다.

지난해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하며 부실경영에 놓인 석유공사가 해외자원개발사업 정리를 선언한 가운데, 협회 회장직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우태희 산업부 차관도 최근 기자 간담회에서 석유공사의 해외자원개발 사업을 “전문가답지 못했다”며 우회적으로 비판한 바 있다.

또 한국수력원자력 등 일부 회원사의 탈퇴도 속속 이뤄져, 협회 무용론까지 불거진 상황이다. 한수원 관계자는 “수년간 회원사로 활동했지만, 실익이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며 “이에 따라 탈퇴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해외자원개발협회는 회원사로부터 받는 회비에 비해 비정규직 등 질낮은 일자리만 양산하며 일부 상근직원의 배만 불린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실제 다수 회원사를 취재한 결과, 회원사는 3000만원, 회장사는 2억원 등의 연간 회비를 납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협회가 2014년 이후 정규직 채용은 단 1건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한 채용사이트 측은 “해외자원개발협회의 경우 2014년 1월 이후 현재까지 진행된 10건의 채용 가운데 정규직 채용은 1건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정규직 채용에는 인색한 협회가 상근 부회장 자리에는 정부부처 출신 인사를 꾸준하게 영입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초대 정규창 부회장은 동력자원부와 산업자원부를 거쳐 전국신용보증재단연합회장을 지낸 인물이다. 현 송재기 부회장도 행정고시 제23회 출신으로 특허청, 안전행정부 규제개혁정책관을 거쳐 국무총리실 국장을 지냈다.

산업부 관계자는 “성공불융자 심의는 자원, 회계, 법률 등 전문가들로 구성된 융자심의회에서 전문적․객관적으로 심사를 수행한다”며 “해외자원개발협회는 융자심의에 관여할 수 없으며 관련 고시에 의거해 운영업무를 보조할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승인률이 높은 이유는 대규모 투자사업 특성상 기업 자체적으로 철저한 타당성 심사 후 융자 신청을 하기 때문에 수용 결정이 높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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