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던의 그림자’였던 코비, 영원한 ‘코비 브라이언트’로 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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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4-14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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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레이커스 코비 브라이언트. 사진=SPOTV 캡처]

아주경제 서민교 기자 = 또 한 명의 미국프로농구(NBA) 슈퍼스타가 코트를 떠났다.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을 쫓던 LA 레이커스의 코비 브라이언트(38)가 20년 프로선수 생활을 끝으로 은퇴했다. 브라이언트는 더 이상 ‘조던의 그림자’가 아닌 ‘블랙 맘바’였다.

브라이언트는 14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스테이플스센터에서 열린 2015~16 NBA 정규리그 최종전 유타 재즈와의 홈경기를 끝으로 은퇴했다.

이보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없었다. 브라이언트는 마치 전성기를 연상케 하는 놀라운 활약을 펼치며 현역 마지막 42분 동안 무려 60득점을 쏟아 부었고, 리바운드와 어시스트를 각각 4개씩 보탰다. 한 경기 60점은 은퇴 경기 역대 최다 득점 기록이다.

레이커스는 브라이언트의 활약을 앞세워 유타에 101-96으로 극적인 역전 드라마를 썼다. 레이커스는 시즌 전적 17승65패로 서부콘퍼런스 최하위에 머물렀다. 그러나 이날의 주인공인 브라이언트는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스테판 커리보다 더 환하게 빛난 별이었다.

이날 스테이플스센터에는 브라이언트의 은퇴 경기를 보기 위해 엄청난 팬들이 몰렸다. 잭 니콜슨과 샤킬 오닐을 비롯해 수많은 유명 인사들도 벤치에서 브라이언트의 마지막 모습을 지켜봤다. 또 코트 바닥에는 브라이언트의 등번호였던 8번과 24번이 선명하게 새겨져 의미를 더했다.

경기 시작 전부터 코트는 뜨겁게 달궈졌다. 레이커스의 전설 매직 존슨이 코트 중앙에서 브라이언트의 역대 커리어를 직접 소개해 감동을 안겼다. 브라이언트는 존슨의 소개와 함께 펼쳐진 자신의 과거 영상들을 지켜보며 눈시울을 붉혔다.
 

[샤킬 오닐과 함께 3시즌 연속 챔피언에 오른 코비 브라이언트. 사진=SPOTV 캡처 ]

브라이언트는 '농구황제' 조던의 후계자로 불리며 고졸 신인의 역사를 썼다. 1990년대가 조던의 시대라면 2000년대는 코비의 시대였다.

1996-97시즌 레이커스에서 1라운드 전체 13순위로 프로에 데뷔한 브라이언트는 줄곧 한 팀에서 뛰며 통산 5차례 챔피언에 올랐다.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1회, 파이널 MVP 2회, 득점왕 2회를 차지했다.

식스맨으로 시작한 브라이언트는 1999-2000시즌부터 2001-02시즌까지 샤킬 오닐과 함께 레이커스를 3시즌 연속 우승으로 이끌었다. 이후 2006-07시즌 득점왕, 2007-08시즌 정규리그 MVP에 등극했다.

이후 브라이언트는 파우 가솔과 호흡을 맞추며 2008-09시즌과 2009-10시즌 팀을 챔피언에 올려놓으며 2년 연속 파이널 MVP를 거머쥐었다.

또한 브라이언트는 올-NBA 퍼스트팀 11회, 수비 퍼스트팀 9회, 슬램덩크 챔피언 1회, 올림픽 금메달 2회를 기록했다. 특히 프로 20년간 올스타전에 무려 18회 뽑혀 팬들의 사랑을 독차지한 슈퍼스타로 활약했다.

브라이언트는 윌트 체임벌린(100점)에 이어 역대 한 경기 개인 최다 득점 2위에 해당하는 81점(2006년)을 기록했고, 2014년 12월 조던의 역대 득점 3위(3만2292점) 기록을 넘어 개인 통산 3만3643점을 작성했다. 카림 압둘 자바(3만8387점)와 칼 말론(3만6928점)에 이은 역대 3위 기록이다.

세월의 무게를 견디지 못한 브라이언트는 무릎과 어깨 부상 등 잦은 부상으로 결장하기 시작했고, 기량도 전성기보다 떨어졌다. 결국 브라이언트는 올 시즌을 앞두고 은퇴를 선언하면서 코비 시대의 막을 내렸다.

[코비 브라이언트. 사진=SPOTV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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