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찬물…양상문 감독은 왜 베스트를 거부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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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4-14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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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상문 LG 감독. 사진=LG 트윈스 제공]

아주경제 서민교 기자 (잠실) = LG 트윈스가 올 시즌 첫 롯데 자이언츠를 상대로 스윕 시리즈를 가져갈 수 있는 상승 분위기에 스스로 찬물을 끼얹었다. 양상문 LG 감독은 애써 최상의 조건을 마련하지 않았다. 도대체 이유가 뭘까.

LG는 1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6 KBO리그 롯데와의 홈경기에서 투·타의 총체적인 부진으로 0-9 영봉패를 당했다. LG는 2연승에서 멈추며 시즌 전적 5승5패, 승률 5할로 내려갔다.

LG는 문학 SK 와이번스전 3연패 뒤 안방으로 돌아와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특히 내야수 오지환을 시작으로 정성훈이 1군에 복귀했고, 외야수 이병규(7번)와 포수 정상호가 선발 라인업에 합류하며 올 시즌 처음으로 베스트 라인업을 구성했다.

효과는 만점이었다. 신바람 야구가 살아나며 롯데를 연거푸 무너뜨렸다. 공·수·주에서 롯데를 압도한 LG는 단독 3위까지 치고 올라가며 기세등등했다.

그런데 이날 롯데전을 앞두고 주축 선수들이 선발 명단에서 대거 빠졌다. 이병규와 오지환, 정상호, 이천웅 등이 벤치에서 대기했다. 또 마운드에는 5선발 경쟁 후보인 임찬규가 선발 등판했다.

LG는 경기 초반부터 마운드가 무너지며 공·수의 집중력도 흐트러졌다. LG는 1회초 4실점을 시작으로 2회 1실점, 3회 1실점, 4회 2실점, 5회 1실점을 기록하는 등 5회까지 매 이닝 실점을 허용하며 0-9로 끌려갔다. 임찬규는 2⅔이닝 6실점으로 조기 강판됐고, 타선도 7안타 빈공 속에 무득점으로 침묵했다.

LG는 이날 9이닝 무실점 완벽투를 펼친 상대 선발투수 브룩스 레일리의 시즌 첫 완봉승의 희생양이 됐다.

양상문 감독이 이날 주전 선수들을 대거 제외한 이유는 장기 레이스를 위한 대비 차원이었다.

양 감독은 “시즌 초반에 무리하게 선수들을 쓸 필요 없다. 컨디션을 조절시키면서 조심스럽게 가려고 한다. 어차피 승부는 후반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팀에는 대체할 선수도 많고, 또 믿고 맡길 수 있다”고 강한 믿음과 여유를 보였다.

하지만 결과는 처참했다. 당장 오늘이 아닌 먼 내일을 바라본 양 감독의 ‘쉬어 가는 야구’가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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