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신문 백현철 기자 = 변호사 공인중개 ‘트러스트’에 반발한 공인중개사협회가 집단 대응에 나선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공인중개사들의 집단인 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트러스트 대책 위원회(가제)를 구성하고 있다. 지난 12일 열린 중개사협회 이사회에서 트러스트 대책위를 구성하기로 한 안건이 이사회를 통과했고, 위원회 인선을 앞두고 있다.
중개사협회는 트러스트 출범 초기 형사 소송 등을 언급하며 강하게 반발했지만 집단 대응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트러스트에 대해 협회 차원에서 움직이면 직군과 직군의 대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부담감에서 대응을 주저했다.
하지만 지난달 변협 법제연구원이 대한변협신문을 통해 “변호사 공인중개사업무 가능하다”는 해석을 내놓음에 따라 중개사 협회 내부에서도 대응을 해야 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한 중개사협회 관계자는 “트러스트의 영업을 개인 변호사의 문제로 치부해 중개 업계도 중개사 개인이 고발 및 항의 집회에 나섰다”며 “변협 법제연구원이 트러스트가 문제없음을 주장함에 따라 협회 내부에서도 장기적으로 대응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5일 강남경찰서가 공승배 트러스트 대표를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한 이후 대한변호사협회 관계자와 황기현 한국중개사협회 회장의 만남이 이뤄졌다. 이 자리에서 양 업역 간 갈등에 대해 논의가 진행됐으나, 서로의 의견 차이만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개사협회는 이전까지 중구난방식 대응이 아닌 체계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위원장으로 부회장을 추대하고 이사 2명, 대의원 3명, 각 지역 지부장 등을 선임해 조직화한다. 중개사 개인의 항의 집회 및 고발 활동에 대해서도 자금 지원 및 인원 동원 등을 조직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트러스트는 부동산 중개 시 필요한 법률자문을 통한 전문성을 내세우며 올해 초 영업을 시작했다. 또 수수료도 기존 공인중개 수수료 체계와 달리 최대 10분의 1 수준의 수수료를 받는 구조이기 때문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공인중개업계는 트러스트 출범 초기부터 즉각 반발하며 형사소송 등 전면전을 예고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지난달 3일 관할 구청에 강남구청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강남구청과 관할 부처인 국토교통부는 공인중개사가 아닌 자가 ‘공인중개사’ ‘부동산’ 등 유사한 명칭을 사용하는 경우 공인중개사법 위법 소지가 있다는 해석을 내놨다.
이후 최보경 민주공인중개사모임 대표와 허준 공인중개사는 지난달 25일 공승배 트러스트 대표를 공인중개사법 위반으로 강남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고소장은 공인중개사가 아닌 자가 ‘부동산’ ‘공인중개사’ 등 유사한 명칭을 사용해 공인중개사법 제18조 제2항을 위반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강남경찰서는 고발 10일 만인 지난 5일 공승배 트러스트 대표를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하면서 사건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됐다.
지난달 공승배 트러스트 대표를 형사 고발한 최보경 민주공인중개사모임 대표는 "검찰로 공이 넘어 갔으니 검찰의 수사 과정을 지켜보겠다"면서 "이전에 고발했던 항목이 아닌 새로운 위법 사항으로 추가 고발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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