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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2주기인 16일 오전 경기 안산시 단원고등학교 정문으로 한 여성이 들어서고 있다. 사진=조득균 기자]
모두 304명의 희생자를 낸 세월호 참사 2주기인 지난 16일 경기 안산시 단원고교로 가는 길목은 노란 빛으로 물들었다. 희생자를 애도하는 노란 현수막과 리본이 가로수마다 내걸렸다. 지금도 이곳은 슬픔을 머금고 있었다.
단원고 정문 앞에서는 자원봉사자가 국화꽃을 나눠주며 추모객을 맞았다. 학교 안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정문 밖을 나서는 추모객들 모두 슬픔에 잠겨 고개를 떨궜다.
주민 김진아씨(29)는 "주변 분위기가 조용하고 엄숙하다. 해맑게 웃고 떠들던 아이들이 세상을 떠난 지 벌써 2년이란 시간이 흘렀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너무 아프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학교 건물은 변함이 없었다. 단원고 본관 2층과 3층의 2학년 1반부터 10반까지는 사고 당시의 교실 모습이 그대로 보존됐다. 복도 창문과 교실 벽면에는 '무사히 돌아오세요' '우리는 아직도 널 기다리고 있어' '많이 보고 싶어'란 희생자와 실종자에게 전하는 쪽지들로 가득했다.
명예 3학년 2반 교실 앞에서 수 많은 추모객들 가운데 망연자실한 표정을 짓고 있던 고교생 이윤지양(18)은 "많이 힘들었으니까 이제는 편히 쉬었으면 좋겠다. 언니, 오빠들을 잊지 않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으니까"라고 눈물을 훔쳤다.
2학년 5반 희생자 김건우군의 아버지 김광배씨(51)는 "우린 아직도 2014년 4월 16일을 잊을 수 없다"면서 "무엇보다 진상규명이 이뤄져야 하고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활동기간을 보장해야 한다"고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날 단원고에서 약 4㎞ 떨어진 화랑유원지에 마련된 정부합동분향소 역시 헌화를 기다리는 추모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어린 학생부터 자녀와 함께 들른 시민, 지팡이에 의지한 어르신까지 2년 전 그날을 잊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유경근 4·16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비가 왜 안 오나 생각했었는데 어김없이 내렸다"며 "유가족을 비롯해 몇몇 추모객들은 비가 오면 하늘에서 아이들이 흘리는 눈물이라고 얘기한다"고 말했다.
같은 날 오후 부평구 인천가족공원 내 일반인 희생자 추모관이 일반에 선보였다. 추모관은 대지 1497㎡(연면적 504㎡), 지상 2층 규모로 지어졌다. '영원히 잊지 않겠다' '영원히 빛나라'란 의미가 담긴 추모관, 전시관, 안치단, 제례실, 유족대기실, 추모탑 등이 배치됐다.
전체 희생자 중 단원고 학생과 교사를 제외한 일반인 41명의 봉안함이 현지에 안치됐다. 아직 시신이 발견되지 않은 실종자 3명과 단원고 학생들과 같은 공간에 남겨진 고인 1명은 빠졌지만, 이들 영정과 위패는 추모관에 함께 자리했다.
사고 당시 촌각을 다투는 긴급한 상황에서 "왜 구명조끼를 입지 않느냐"는 한 학생의 말에 "너희 다 구하고 나도 따라갈게"라며 구조활동을 멈추지 않은 승무원 고 박지영씨, 아내에게 유선으로 "지금 아이들 구하러 가야 해. 통장에 있는 돈으로 아이들 학비 내"라는 마지막 말을 남긴 고 양대홍 사무장의 봉안함도 추모관에 안치됐다.
유가족 이모씨(36)는 "희생된 사촌동생의 넋을 기리려 이곳을 찾아왔다. 다시는 세월호 참사와 같은 사태가 일어나지 말아야 한다"며 북 받쳐 오르는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
한편 수심 45m 깊이에서 길이 145m 선체를 절단치 않고 옮기는 세월호 인양이 선수(뱃머리) 들기와 리프팅 프레임 설치 등 고난도 공정에 돌입했다. 해양수산부는 마무리를 올해 7월 목표로 잡았다. 미수습자 유실 방지 차원의 철제펜스 36개 설치도 마쳤다.
이달 말까지 선체 내 탱크 10개에 공기를 주입하고 막대형 에어백 27개 및 대형 에어백 9개를 둘 계획이다. 작업을 마치고 부력이 확보되면 크레인으로 배를 들어 플로팅 독에 올린다. 플로팅 독은 예인선에 이끌려 전남지역 항구로 이동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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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2주기인 16일 오전 경기 안산시 단원구 단원고등학교 2학년 3반 교실에서 한 남성이 희생된 학생들의 자리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조득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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