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16일(현지시간) 그리스 레스보스 섬의 난민 캠프를 방문했다.
교황은 이번 방문에서 세계 지도자들이 난민 문제 해결에 나서줄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하고, 어린이 6명을 포함한 시리아 난민 12명을 전용기에 태워 함께 바티칸으로 돌아왔다고 이탈리아 언론과 로이터 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교황과 함께 바티칸으로 온 난민들은 세 가족으로 모두 시리아 출신이며, 이슬람교도이다. 바티칸은 성명을 통해 "교황이 난민들에게 환영의 뜻을 보이고자 했다"면서 교황청과 그리스·이탈리아 당국이 난민 가족의 바티칸행을 위해 사전에 협의를 마쳤다고 설명했다. 이들 난민 가족은 유럽연합(EU)과 터키가 난민송환에 대한 협약을 맺기 이전부터 그리스에 와 있던 사람들로, 앞으로 로마에 머물면서 가톨릭 자선단체 산테지디오의 보살핌을 받게 된다고 바티칸은 덧붙였다.
최근 EU와 터키 간의 난민 송환 합의에 따라 지난달 20일부터 터키를 통해 그리스에 들어온 난민은 망명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다시 터키로 돌려보내진다.
교황은 앞서 이날 바르톨로뮤 1세 동방 정교회 총대주교, 이에로니모스 2세 그리스 정교회 아테네 대주교 등과 함께 모리아 난민 캠프를 방문해 이런 절박한 상황에 놓인 난민들을 위로했다. 그는 캠프에서 한 연설에서 "세계가 이런 인도주의적 위기를 직시하고 해결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하기 위해 방문했다"며 "신앙인으로서 여러분을 위해 목소리를 보태고자 한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로마 공항에서 출발하기 전에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도 "난민들은 숫자가 아니라 사람이다. 각자 얼굴과 이름, 삶의 이야기도 있는 난민들을 인격적으로 대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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