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올해 81세의 중국인 황(黃) 할아버지는 대형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참혹한 사고로 시신의 얼굴은 누군지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만신창이가 됐다. 하지만 17일 장례식을 앞둔 관속의 황 할아버지는 평온한 표정으로 눈을 감고 누워 있었다.
중국 온라인 매체 펑파이뉴스는 황 할아버지가 지난달 30일 상하이시 룽화(龍華) 장례식장에서 중국 최초로 시작한 3D 프린팅 사체 복원 서비스로 생전의 얼굴을 되찾았다고 16일 보도했다. 서비스 개시 후 첫 사체 복원으로 세간의 이목이 집중됐다.
중국 상당수 장례식장에서 3D 프린터를 이용해 고인의 생전 모습을 본뜬 흉상 등을 제작해 왔지만 신체부위 일부를 제작, 유해에 직접 붙여 고인의 모습을 복원하는 서비스는 중국 최초다.
룽화 장례식장은 지난달 30일 웹사이트를 통해 고인의 신체부위가 심하게 손실됐거나 '불완전한 상태'라면 3D프린터로 이를 빠르고 흡사하게 복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고인의 얼굴을 복구하는 서비스는 약 4000~5000위안(약 71만~88만원)으로 다양한 재질로 실제 모습과 95% 이상 흡사한 복제품을 제작해 붙일 수 있다고 소개했다.
황 할아버지는 지난 5일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가족이 고인의 시신이라도 평안을 찾게 해드리고 싶다고 뜻을 전한 것은 지난 11일이었다.룽화 장례식장과 연계된 전문 3D 사체복원업체는 유족의 승인을 받은 후 10여 시간에 걸친 본뜨기 작업에 착수했다. 얼굴형은 물론 피부색과 감촉, 주름과 혈관까지 그대로 본을 떠 실물과 흡사한 3D 형상을 만든다. 이후 3D 프린터로 찍어내면 끝이다. 업체 관계자는 "황 할아버지의 얼굴을 되찾기 위해 6명의 직원이 2일간 작업했고 실물과 80% 이상 흡사한 결과물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3D 프린팅은 제4차 산업혁명을 이끌 미래 기술로, 중국 당국과 기업도 이를 주목하고 기술력 제고와 상용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 3D 프린팅 대표 기업인 윈선은 지난 2014년 대형 3D프린터로 아파트를 찍어내기도 했다.
시장 전망도 밝다. 제조업 컨설팅업체인 홀러스 어소시에이츠는 세계 3D프린팅 시장규모가 2018년 125억 달러(약 14조3500억원), 맥킨지는 2025년 222억~500억 달러(약 25조5000억~57조4000억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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