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이용덕 KB국민은행 중소기업금융그룹 전무 “나라사랑카드, 방위성금 기부하는 마음으로 설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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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4-18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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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덕 KB국민은행 중소기업금융 전무는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나라사랑카드는 군인들을 위해 방위성금을 기부하는 마음으로 설계했다”고 강조했다. [남궁진웅 timeid@]
 

아주경제 이정주 기자 = "병사들이 진짜 필요한 게 무엇인지 알아내기 위해 군부대만 300번 이상 방문했어요."

이용덕 KB국민은행 중소기업금융그룹 전무는 '나라사랑카드' 입찰 준비과정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 전무는 18일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10층 자신의 집무실에서 진행된 <아주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나라사랑카드 사업에 대한 애착을 드러냈다.

나라사랑카드란 징병검사 시기부터 예비군까지 쓸 수 있는 카드다. 전자신분증, 전자통장, 체크·현금카드 기능 등이 스마트카드 IC칩에 내장돼 있다. 지난 2005년부터 병무행정 간소화 및 사병 복지향상을 위해 처음 발급됐다. 당시 신한은행은 단독으로 입찰에 참여, 10년간 사업을 운영했다.

지난해 실시된 2차 사업 공개입찰에서는 국민은행과 IBK기업은행이 최종사업자로 선정됐다. 이들 은행은 오는 2025년 까지 나라사랑카드 발급 및 금융사업 운영을 맡는다.

◆ 손익 계산 전에 방위성금 기부하는 마음으로 접근

2차 사업자 선정은 10년 만에 진행된만큼 은행들의 경쟁이 치열했다. 사업을 총괄했던 이 전무 역시 윤종규 국민은행장 겸 KB금융지주 회장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았을 정도였다.

이 전무는 "군인 대상의 사업인만큼 손익을 계산하지 않고 접근하기로 결정했다"며 "군인들은 일반 카드 이용자와 다른 특수집단이어서 방위성금을 기부하는 마음으로 상품을 설계했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은행은 주택은행과 합병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군인들과 20~30년 이상 오랜 시간 인연이 깊다"며 "현재 군 장성들 중에는 국민은행 통장이 없는 사람도 드물 것이다"고 덧붙였다.

윤종규 회장의 적극적인 지원도 큰 힘이 됐다.

이 전무는 "나라사랑카드의 상품설계와 영업은 은행 몫이지만 발급은 계열사인 KB국민카드가 담당하고 있다"며 "같은 그룹이지만 개별 손익은 따로 처리하기 때문에 카드혜택을 두고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쟁사보다 좋은 상품을 만들려면 카드 부가혜택을 많이 담아야 하는 데 그때마다 윤 회장이 많은 지원을 해줬다"고 회상했다.

이용덕 전무는 중소기업금융 담당으로 승진하기 전까지 주로 필드에서 활약했고, 결국 나라사랑카드 사업에서도 특기를 살려 결국 사업권을 따냈다.

그는 "영업의 핵심은 결국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이다"며 "군인들의 마음을 잡기 위해선 먼저 그들이 원하는 것을 알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군인들이 나라사랑카드로 이용하고 싶은 서비스를 파악하기 위해 군 부대 근처를 300번 이상 방문하며 수요 조사를 진행했다"며 "본사 직원들의 자녀와 조카 및 친척들은 물론이고 군부대에 설치된 국민은행 출장소를 찾아다니며 일일이 정보를 수집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수집된 정보로 설계된 국민은행 나라사랑카드의 혜택은 경쟁사보다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국민은행은 PX와 GS25 등에서 결제 시 5~20%를 환급 할인이 가능하고, 전체 한도 역시 횟수 무제한에 월 최대 5만원까지 설정됐다.

◆ 영업은 결국 ‘감성’에 달렸다

이용덕 전무는 이세돌 9단과 알파고와의 대국을 소재로 영업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이 전무는 "이세돌과 알파고와의 승부 이후 도처에서 미래에 살아남을 직업들에 대한 토론이 벌어지고 있다"며 "결국 로봇이 거의 모든 영역을 대체하겠지만 그 중에서 침범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면 '감성'과 관련된 것이 될 것이다"고 내다봤다.

이어 "영업이야말로 사람의 마음을 얻어야 하는 어찌보면 굉장히 감성적인 영역이다"며 "대출 금리가 더 높은 걸 알면서도 어려울 때 자신에게 도움을 준 은행을 찾아오는 고객들을 보며 많이 느꼈다"고 말했다.

또 "사람은 금전이나 재화가 아닌 마음으로 접근해야 얻을 수 있다"며 "감성은 보이지 않는 무형의 자산이다"고 덧붙였다.

국방부를 상대로 마지막 프리젠테이션(PT)이 끝난 후 팀원들과 저녁 식사 자리에서의 에피소드도 털어놨다.

이 전무는 "국방부 PT를 끝내고 저녁 늦게 회사에 도착해 모인 자리에서 한 여직원이 울음을 터뜨리자 연이어 울음이 터졌다"며 "여직원이 긴장이 풀리면서 그동안 힘들게 준비했던 과정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가 울음이 터졌다고 말한 게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은행팀은 상품을 간결하고 조리있게 설명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철저히 PT준비를 했다"며 "예상 질의응답도 섹터별로 100여개 질문에 대한 대답을 준비해 간 게 현장에서 효과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올해 입찰에서 국방부과 군인공제회씨앤씨는 각 은행들의 치열한 경쟁 속에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블라인드 테스트를 실시했다. 은행들의 사업 제안 PT 평가는 나라사랑카드 이용자인 육·해·공군 및 해병대 사병 총 4명과 병무청 공무원, 장교 등 사업 관련 기관 소속 11명을 포함 총 15명의 평가위원이 참여했다.

향후 나라사랑카드 사업의 전망에 대해서도 이 전무는 "군인들과 어렵게 다시 맺은 인연을 키워나가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며 "이 또한 계산적으로 생각하기 보다는 고객의 '마음'을 얻는 것에 방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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