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은에 현물출자 고민하는 산은, 500억 세금문제 해결할까

산업은행 여의도 본점 [사진=장슬기 기자]

아주경제 장슬기 기자 = 국내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수출입은행에 약 5000억원의 현물출자를 고민하고 있으나, 500억원에 달하는 세금 문제로 제동이 걸렸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산은은 건전성이 악화된 수은 지원을 위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주식 5000억원을 현물출자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문제는 산은이 가진 LH 지분 13.9%(3조7320억원)의 주당 장부가는 4950원(액면가 5000원), 수은이 지난해 정부로부터 1조원어치의 LH 지분을 출자받았을 때 장부가는 주당 9295원으로 각각 지분 장부가가 다르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산은이 주당 4345억원의 시세 차익을 얻게 되는데 현행법은 이에 법인세를 부과하고 있다. 산은이 5000억원 가량을 현물출자하게 되면 500억원의 법인세를 내야 하는 셈이다.

산은 측은 수은의 자기자본비율을 높이기 위한 출자이기 때문에 정부에서 세금 감면을 검토해야 하는 사항이라며 요청하고 있다. 수은은 부실기업 지원 등으로 인해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기준치인 10% 밑으로 내려앉은 상태다.

현재 기획재정부와 국세청도 해당 문제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으나 현재까지는 조세특례제한법을 개정하는 것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에 산은은 금융위에도 협조 요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기재부 측은 "산은을 위해 법 개정을 하는 것은 어렵다"며 "시세 차익이 덜 발생하는 지분을 통해 수은에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