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홍콩 행장장관의 ‘가방 게이트’로 뿔난 홍콩 승무원들이 집단 시위를 벌였다.
가방게이트란 지난달 27일 렁춘잉(梁振英) 홍콩 행정장관이 공항 보안규정을 위반하면서까지 수화물 검색지역 밖에 있는 딸의 짐을 찾아 전달하라고 항공사 직원에게 직접 요구한 일이다.
결국 해당 항공사 직원들이 장관의 딸에게 예외를 적용하기로 하고, 수화물 검색 지역 밖의 짐을 찾아 전달했으나 이를 둘러싸고 렁 장관이 부당한 압력을 행사해 공항 안전 규정에 반하는 특권을 누렸다며 권력 남용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홍콩 승무원, 지상 근무자 등으로 구성된 홍콩승무원총공회 회원 2500여명이 17일 홍콩 국제공항 입국장 로비에 모여 3시간 가까이 집단 시위를 벌였다고 홍콩 명보(明報) 등이 18일 보도했다. 홍콩 경찰 측에 따르면 이날 시위대 인원은 1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위대는 홍콩 민항처의 해명을 요구하며 일주일 내 당국과 대화 자리를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당국이 대화를 거부할 경우 그 다음 액션을 취할 것이라고 경고도 했다. 시위에서는 심지어 렁 장관의 퇴임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흘러나왔다.
승무원의 집단 시위가 일자 민항처는 렁 장관에 대한 특혜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민항처는 성명에서 렁 장관이나 그의 딸 이름은 달랑 뺀 채 “ ‘지난달 27~28일에 있었던 일’과 관련해 관련 수하물의 주인을 확인한 후 해당 수화물을 보안검색을 거쳐 제한구역으로 들여왔다”며 “공항이나 항공기 안전에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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