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강영관, 백현철 기자 = 강남 재건축 상승세가 인근 지역 재건축 추진에 영향을 주면서 전체 주택시장을 견인하고 있다. 강남을 대체하는 주거지역인 과천시 아파트값이 재건축 추진 기대감에 들썩이는가 하면 양천구 목동과 노원구 상계동 재건축 추진단지의 움직임도 주목되고 있다.
◇ 과천 재건축 순항에 집값 상승 흐름= 19일 KB부동산알리지에 따르면 과천의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은 0.10%를 기록했다. 지난 2월15일 상승세로 전환된 이래로 9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과천의 매매가 상승률은 경기도 평균(0.03%)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과천 재건축 아파트 단지가 매매가 상승을 이끌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지난해 3월 5억원이던 과천주공6단지 47㎡은 지난 3월 7000만원 가량 오른 5억7000만원에 실거래됐다. 지난해 3월 6억원에 거래됐던 과천주공2단지 52㎡은 1년새 7000만원 가량 상승했다. 이 두 단지는 현재 관리처분인가를 준비 중이다. 이르면 올해 말 이주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1-2구역으로 나누어서 재건축이 진행되는 주공7단지도 매맷값이 크게 상승했다. 지난해 2월 5억5000만원에 거래됐던 47㎡은 지난달 8000만원 가량 상승한 6억2900만원에 실거래됐다. 과천주공 7-2단지는 다음달 삼성물산이 재건축하는 래미안 과천 센트럴스위트(143가구)를 선보일 예정이다.
과천시 A공인중개업소 대표는 "본격적인 재건축 추진에 대한 기대감으로 투자 수요가 붙어 매맷값이 증가했다"며 "재건축이 추진되는 단지 위주로 작게는 5000만원, 크게는 7000만원 가량 매매가가 상승했다"고 말했다.
재건축 이주 수요로 인근 아파트 단지 전셋값도 상승했다. 지난주 과천의 전셋값은 0.14%포인트 증가하며 5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는 경기도 평균(0.04%)에 크게 웃도는 수치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과천이 정부청사 세종시 이탈 공백이 안정화를 되찾고 재건축 추진이 속도를 내면서 가격이 크게 오른 것으로 풀이된다"면서 "과천은 강남과 유사한 하위 시장이기 때문에 강남 재건축에 영향을 받아 시차를 두고 유사한 특징을 보인 것"이라고 말했다.
◇ 목동·상계동 재건축 추진 움직임 '주목'= 대단위 재건축 추진단지가 위치한 양천구 목동은 최근 거래가 줄면서 가격도 보합세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올 1분기 목동 1~7단지 매매 거래는 17건에 그쳤다. 지난해 3월 한 달 동안에만 22건이 거래된 1단지는 지난달 거래 건수가 1건에 불과했다.
다만 올해 목동1~7단지가 재건축 연한이 도래했으며, 제물포길과 경인고속도로 지하화 등의 호재로 인해 대기수요는 풍부하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목동 아파트는 지난해 재건축 연한이 기존 40년에서 30년으로 단축된 데 따라 올해 1~7단지가 재건축 연한이 도래한다. 2028년까지는 14개 전 단지 2만6605가구가 재건축 추진이 가능해진다.
현재 지자체에서는 재건축을 위해 지구단위계획 재정비안을 마련 중이며, 목동1단지 등은 지난해 연이어 설명회를 열어 재건축 추진에 시동을 걸고 있다.
노원구 상계동의 경우 상계주공8단지를 시작으로 16개 주공단지가 연이어 재건축 추진을 진행한다. 지난달 진행한 상계주공8단지 재건축 시공사선정 현장설명회에는 국내 중대형 건설사 11곳이 몰렸으며, 오는 22일 입찰을 마감한다.
강남 재건축 아파트발 훈풍이 전체 가격 상승세를 견인하곤 있지만, 전문가들은 대세상승기에 진입했다고 보긴 어렵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개포지구 청약 호조로 매매가격 상승이 이어졌지만 현장에선 매수세가 줄었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고 일부 재고 아파트가격은 하락하고 있는 만큼 향후 시장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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