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양산에 돌입한 3비트 3D V낸드 플래시메모리 [사진=삼성전자 제공]
아주경제 한아람 기자 = 고성능 메모리 저장장치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시장을 잡기 위한 업계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SSD는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와 같은 역할을 하는 저장 장치로, 성능은 HDD에 비해 월등하지만 4배 이상 차이나는 가격 때문에 일반적으로 HDD와 병행해 사용됐다.
그러나 업체 간 기술 경쟁과 대량생산으로 SSD 가격이 낮아지고, 빅데이터와 클라우드 서비스로 인한 HDD의 한계가 드러나면서 SSD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전세계 SSD 시장은 지난 2013년 110억 달러에서 2017년에는 235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체 저장장치 시장에서 SSD 비중도 2010년 6.5%에서 2014년 31.5%로 증가했고, 2016년에는 50%를 넘을 전망이다.
이에 삼성전자, 인텔, SK하이닉스 등은 지금까지 ‘보완·대체재’ 역할만을 해 왔던 SSD가 HDD 시장을 잠식 시킬 수 있다고 판단, 각종 신제품 SSD를 출시하며 경쟁에 뛰어들었다.
SSD 시장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곳은 삼성전자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SSD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점유율 38%(지난해 기준)로 1위다. 이어 인텔(14%)과 샌디스크(10%)가 2, 3위를 기록중이며 SK하이닉스는 2%로 11위에 이름을 올린 상태다.
삼성전자는 경쟁사들보다 2년 이상 앞선 3차원(3D) 수직구조(V)낸드플래시를 SSD에 탑재해 용량과 속도·내구성 등을 대폭 향상시키며 2위와의 격차를 두 배 이상 벌렸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부터 세계 최초로 3세대(48단) 3D 낸드 양산에 돌입했다.
PC와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 시장의 강자인 인텔도 SSD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인텔은 지난해 마이크론사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공동으로 3D 낸드를 개발·생산 해왔으나, 올해부터는 중국 다롄의 IC(직접회로) 공장을 낸드 플래시 라인으로 개조해 자체 양산한다는 방침이다.
인텔 관계자는 “SSD 시장은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이라며 “인텔이 직접 SSD 생산에 뛰어드는 것은 SSD 시장에 대한 인텔의 강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도 지난 15일 3D 낸드를 적용한 서버용 SSD 첫 제품을 중국 선전에서 열린 한 전시회에서 공개하고 본격적인 시장공략에 나섰다.
SK하이닉스는 해당 SSD가 용량 1.5~2기가바이트(GB)인 2시간짜리 고화질 동영상을 1초 만에 읽어들 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이르면 상반기 중 2세대(36단) 3D 낸드를 양산하는 동시에 48단 트리플 레벨 셀(TLC) 기반 제품 개발을 완료해 추격 속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현재 SK하이닉스는 36단 3D 제품 개발을 완료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데이터센터 쪽에서는 이미 SSD로 전환이 이뤄지고 있고, 일반 소비자층에서도 1~2년 내 완전 전환이 이뤄질 것”이라며 “시장이 커지는 만큼 업체 간 기술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